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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성 Apr 09. 2021

좋은 브랜드는 죽어서도 고객의 마음속에 남는다

콜레트(colette)를 추억하며

한때 잘 나갔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힌 브랜들이 있다. 예전에 신동협 씨를 모델로 해서 거의 모든 광고 매체를 도배하면서 싸다구를 외쳤던 쿠차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대항해 관심사 기반 SNS를 외치며 네이버 내 많은 노출을 했었던 네이버 폴라, 그리고 스트리밍 기반 음악 서비스로 한때 잘 나갔던 비트 등이 이런 사례다. 모두 어느 순간 서비스 종료를 알리며 없어진 브랜드들이다.


성공하는 브랜드가 있는 반면 이렇듯 하루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쇠퇴기를 겪거나 없어지기도 한다. 서비스가 종료되니 당연히 브랜드도 없어지는 것이 맞으나 그 브랜드는 없어진다 해도 그 이름만큼은 그간 열심히 이용했던 고객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기억되게 할 순 없을까? 이것이 정말 멋진 모습의 유종의 미 아닐까? 이것마저도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면 그 브랜드를 고객들이 쉽게 잊을 수 있을까?


직접 경험했던 하나의 사례를 꼭 소개하고 싶다. 바로 프랑스 파리의 유명 편집샵 콜레트(colette)의 사례다. 1997년 파리에 첫 오픈한 콜레트는 샤넬의 디자인 수장인 칼 라거펠트를 포함 다양한 셀럽들까지 애용할 정도로 굉장히 개성 있은 편집샵으로 유명했다. 이곳은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 샵도 같이 운영하였는데 나 역시도 이곳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콜레트는 내부에서 직접 만든 음악을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샵에서 플레이하기도 했다. 아직까지도 온라인 샵에 접속했을 때 음악이 나오는 곳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그것 만으로도 굉장히 독특한 샵이었다.


콜레트 오프라인 샵
콜레트 온라인샵

이들의 유명세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 제품으로 더 유명해졌다. 아디다스, 나이키, 샤넬을 포함하여 당대 유명한 브랜드들 및 아티스트들과 협업도 참 많이 했다. 그런 이곳이 나에게는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던 콜레트가 2017년 갑작스럽게 문을 닫았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공식적으론 콜레트의 오너는 창립자 분과 그분의 딸이었는데 창립자분이 타계하시면서 문을 닫는다고 기사를 본 것 같은데 사실 정확 친 않다.


굿바이 콜레트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지금부터다. 콜레트는 공식적으로 영업을 종료했고 개인적으로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는데.. 어느 날 그들의 공식 홈페이지에 우연히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다. 아직 웹사이트가 살아있었고 그곳에는 그동안 콜레트를 만들었던 직원들의 모습과 인터뷰가 담겨 있었다. 마지막 날 찍은 듯 느껴지는 모든 직원들의 단체 사진도 함께 있었다. 역시 콜레트는 콜레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멋졌다. 신선했다. 이런 모습이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이들은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에 신경을 썼고 이런 식으로 고객들이 다시 한번 콜레트를 기억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들이 제작했던 다양한 컬렉션의 음악들은 여전히 애플 뮤직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다.

 

2017년 클로징 당시 콜레트 직원들의 마지막 단체사진

그리고 작년 콜레트는 또 한 번의 멋진 작업을 했다. '콜레트 몽 아무르(Colette Mon Amour)'라는 1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 필름을 제작하여 온라인으로 공개한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 필름에는 콜레트의 히스토리부터 카니에 웨스트, 페럴 윌리암스 등 콜레트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회고의 내용까지 가득 담겨있었다. 그리고 파리, 런던, 도쿄, 뉴욕을 돌면서 이것을 상영했다. 편집샵답게 이 테마의 제품들을 제작하여 판매하기도 했다. 여기엔 오프 화이트 등 다양한 유명 브랜드와의 콜라보도 포함되어 있다. "All good things must come to an end"라고 적인 이 다큐멘터리 포스터 내 문구는 다시 한번 팬들에게 당시의 콜레트를 생각하게 한다.


콜레트 몽 아무르 포스터. 우측 하단의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다큐멘터리 트레일러
All good things must come to an end


세상의 모든 좋은 것들 역시도 반드시 끝은 있다. 하지만 좋은 브랜드는 죽어서까지 고객들의 마음속에 남는다. 적어도 나에게 콜레트는 그런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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