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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성 May 14. 2021

브랜딩은 디자인의 용어가 아니다

예전에 한 디자인 회사에서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다. 강연에 수락하고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회사 대표님께 한 가지 질문을 했다. 저는 디자이너가 아닌데 직원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길 바라시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분께선 나의 경험과 함께 디자이너의 시각이 아닌 내가 생각하는 관점에서의 브랜딩에 대해서 얘기해주셨으면 한다는 부탁을 받았다.


사실 그것에 대한 나의 생각은 명확했다. 그것은 브랜딩이란 디자인의 용어가 아니란 것이다.


세상에 디자인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보이는 브랜드는 아마도 단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디자인은 브랜드의 시각적 언어이고 제품과 서비스의 외형을 만드는 중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호감을 얻는 데에는 외모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것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즉 브랜딩이라는 것은 브랜드의 시각적 모습을 만드는 작업뿐 아니라 그 브랜드가 가진 철학과 정체성을 명확히 구축하는 과정이자 그 다운 모습과 행동을 만드는 총체적인 작업이고 이런 요소들이 모두 모여 그 브랜드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행위이다.



즉 디자인은 브랜딩의 하나의 요소로 생각해야 한다. 브랜드가 가진 생각과 철학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줄 수 있는 역할로서 존재해야 하고 브랜드만의 개성을 시각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도구로 디자인을 바라봐야 한다. 시각적 매력도가 조금 부족하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랜딩을 브랜드의 로고와 심벌을 바꾸고 전체적인 시각적 통일성을 주는 작업으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이것은 브랜딩이 아닌 브랜드 디자인 혹은 비주얼 아이덴티티 디자인이라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그래서 브랜딩은 디자인의 용어가 아닌 그것을 포괄한 더 큰 범주의 활동이다.


브랜딩은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포괄한다. 브랜딩의 모든 활동은 이것을 통해 고객에게 시각적으로 전달된다.


그 강연에 참석하신 디자이너 분들께 마지막에 얘기한 것은 브랜딩이란 것을 디자인의 용어로만 바라보지 않아야 하고, 디자인이란 브랜딩의 전부가 아닌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보이는 가장 외적인 모습이자 브랜딩을 위한 하나의 요소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남들에게 보이는 자신의 외모만을 다듬기보단 어떻게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알리고 자기 다운 행동으로 그들에게 어필할지가 더 중요하다. 사람들은 시각적 모습만 가지고 그 브랜드를 기억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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