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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성 May 20. 2021

내가 케이스 스터디를 맹신하지 않는 이유

서점에 가면 수많은 마케팅, 브랜딩 관련 책들이 있고 나 역시 이러한 책들을 많이 훑어보곤 하는데 이책 저책 보다 보면 상당수의 책들에서 타 브랜드의 성공 사례를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케이스

스터디 예시로 언급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의 성공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존재한다. 즉 저자가 주장하는 것 외에도 많은 다른 성공의 요인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비즈니스가 그렇듯 단 하나의 요인 때문에 성공하는 브랜드는 극히 드물다. 운 좋게 해당 시장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을 수도 있고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과 배달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만 봐도 우린 알 수 있다.) 주요 경쟁사가 큰 사고(?)를 쳐서 매출이 반등하는 경우도 있다. (남양과 매일유업의 사례가 가장 적절한 예시일 수 있겠다.) 한편으론 저자가 예시로 든 특정 브랜드의 성공이 단기간의 성공에서 멈출 때도 있다.(한때 잘 나갔던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브랜드들을 떠 올리면 된다.)


그래서 케이스 스터디는 저자가 강조하는 이유 때문에만 성공했다고 보기에는 힘든 사례들이 대부분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케이스 스터디로는 좋은 사례일 수 있으나 그것의 성공이 반드시 저자의 주장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테슬라의 성공은 그들이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전기차 기술을 내놓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전기차 수요와 관심이 점점 증가하는 가운데 그들이 가장 먼저 상용화된 전기차를 생산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혹은 그들의 전기차가 다른 곳에서 출시된 차보다 월등히 디자인이 좋았을 수도 있고 아니면 오히려 엘론 머스크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나 영향력이 그것에 큰 도움을 줬을 수도 있다. 그래서 테슬라가 단지 혁신에 의해서만 성공했다고 보는 것은 그래서 모든 브랜드는 이처럼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쩌면 억측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직접 테슬라를 기획했다거나 내부에서 그것의 성공을 직접적으로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외부인의 시선에서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다.


앞선 글에서 난 프라이탁과 쿠팡맨에 매료되어 그들의 자발적 전도사가 된 경험을 얘기했지만 (아래 링크) 이것은 나의 개인적 경험을 기술한 것이지 그것이 프라이탁과 쿠팡의 핵심 성공 요인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프라이탁은 업사이클링의 트렌드에 맞춰 전 세계적으로 그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일지 모르고 쿠팡은 쿠팡맨의 친절보다는 로켓 배송을 시작으로 물류를 혁신했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이 역시도 내가 내부에서 직접 그것을 기획하거나 경험하지 않았기에 그렇다고 말할 순 없다.


반면 내가 몸담았던 브랜드와 진행했던 브랜딩 활동들도 누군가를 통해 케이스 스터디 예시로 여러번 언급된 적이 있다. 물론 개인적으론 너무 기분 좋고 고마운 사건(?)들이지만  역시도 직접 기획하고  과정과 결과를 경험했던 내가 보기엔 일부의 접근은 맞고 일부는 다름을 많이 접했다.         


수많은 문헌 속 케이스 스터디는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이해를 돕는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위의 언급한 이유 때문에라도 케이스 스터디를 너무 맹신하는 습관은 버리는 것이 맞다. 그보단 그런 이유도 한몫하여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구나 정도로만 참고하는 것이 좋다.


결국 중요한 건 그들이 어떻게 했는지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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