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써서 나를 살릴까?
두 번의 수술로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었고, 내 마음도 돌보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괜찮은 거야
아무렇지 않은 거야
다 이러고 사는 거야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힘들어하고 있는 나의 마음을 외면한 건지 다른 곳에 집중하고 싶었던 건지, 무리가 될 줄 알면서도 나는 또 다른 교육을 들었다. 디지털 튜터 교육을 받으며 점점 멍해지는 내 머리상태를 알았다. 하루 종일 듣는 수업이 너무나 힘들었고, 졸기 일쑤였다.
그래도, 사람들과 함께 교육을 받고 뭔가를 해 나가는 것이 좋았다.
교육이 끝나고, 이제 2025년에 학교마다 생기는 디지털 튜터라는 자리에 지원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어째서일까? 나의 마음은 점점 시들시들해 갔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한데, 나 이대로 두어도 되는 걸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때!! 두 번째 수술 후 머물렀던 한방병원의 원장님이 무료로 상담을 해주셨을 때, 이야기해 주신 학교가 생각이 났다.
그때의 기록을 열심히 찾아보았다. 분명 어딘가에 적어두고 그랬던 것 같은데.. 기억을 더듬더듬 원장님께서 추천해 주신 대학원을 드디어 찾았다. 입학지원 시기는 늦었을 거 같았는데 추가로 모집을 하고 있었다.
순간, 크게 망설임 없이 지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면접 보고 떨어질지도 모르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떨어지면 원래 계획대로 디지털 튜터 지원해서 돈을 벌면 되는 것이고, 붙으면 그 이후에 생각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40대가 되어 대학원 면접을 보러 가게 되었다. 대학원은 1시간 넘게 집에서 가야 하는 거리에 있었다. 열심히 가서 보니 다양한 연령층의 분들이 면접대기를 하고 계셨다. 면접은 두 명씩 들어갔고 두 분의 교수님이 면접을 보셨다. 대학원 지원 동기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난 절실한 상태가 아니라 편안하게 나의 말을 이어나갔다.
"대학원은 왜 지원하였나요?"
"제가 아플 때 병원 원장님께서 무료로 상담을 해주셨는데,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내 감정을 분리하면서 들을 수 있는 방법을 배워서 상처를 덜 받고 싶다 했는데, 그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 있다고 하였어요. 어디에 그런 곳이 있느냐 물어보니 치유상담대학원에서 알려준다며 추천해 주셨어요."
"그래요??"
교수님들은 지원 동기가 신선한 듯 놀라워하셨다.
정말 나는 그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더 이상 나를 아프게 방치해 두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나를 살려내고 싶었다. 아니 그냥 살고 싶었다. 이대로 나를 두면 더 큰 수술을 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얼마 후 나는 합격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갑자기 선택한 나의 결정이 나를 40대에 대학원생으로 만들어 버렸다.
합격을 했으면, 당연히 따라야 하는 거니 난 돈을 포기하고 나를 살리는 길을 선택했다.
그간 조금씩 조금씩 모아두었던 돈으로 입학금을 내고 나는 대학원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