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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탄산 Aug 01. 2022

7. 다시 일, 합니다.

그래도 책을 만들고 싶어서


오랜만에 좋은 소식과 함께 글은 쓴다.

오늘은 백수로 생활했던 동안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퇴사한 후에 참 여러 생각을 많이 했다.

어쩌면 출판계를 뜰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희망에 차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작 게임 시나리오나 콘텐츠 기획자로 제안이 왔어도 이전 경력을 인정해 주지 않으면 100% 가지 않았을 테니 그냥 꿈에 불과한, 쓸데없는 희망이었던 것 같다. 사실 이 정도 경력에 이 연봉이라면 평균적이라고 생각했다. 확 까발릴 순 없더라도 이 정도는 받아야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에 더해 저축도 하고 여가도 즐기는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나의 첫 회사(출판사) 연봉이 1800(당시 최저임금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해야만 한다.


쉬는 동안(이라고 쓰고 100수라고 읽는다) 정말 여유로운 삶을 살았다.

일단 실업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동안에는 이력서도 설렁설렁 넣었다. 연락이 온다면 면접은 보러 갔을 텐데, 놀랍게도 단 한 군데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파주는 쳐다보지도 않았으며(나는 여전히 파주에 들어갈 때마다 유배지로 들어간단 이미지가 강하게 떠오른다) 그저 쉬는 게 좋았다. 그도 그럴 것이 퇴사할 때는 사람이란 사람은 꼴도 보기 싫었고, 한적한 시골에 가서 한 달은 박혀 있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정작 휴식이 주어지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인 것을.

필라테스를 시작하고, 템플스테이에 다녀오고, 새로운 베이킹을 해보았으며, 게임에 업데이트된 패치에 따라 할 수 있는 모든 콘텐츠를 소화하고(고인물이 바로 나야나나), 맛집 투어를 다니고, 전시회에 갔다. 한가로이 산책하면서 바라보는 시냇물이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새삼 느꼈다. 계속 글을 쓰고(아주아주 사적인 일기들이라 브런치에 올릴 만한 글이 아니다), 책을 읽고 모두가 출근해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시간에 누릴 수 있는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요리하기를 즐겼다. 직장 생활하는 동안은 누릴 수 없는 여유였다.


11시 전후로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설거지하고 청소기를 돌리며 오늘은 뭘 하고 놀까, 저녁은 뭘 먹을까를 고민하는 한가로운 삶. 새벽쯤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잠드는 삶. 벌써 그때의 여유가 그리운 것을 보면 내 천성은 백수일지도?


하지만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고민은 더 커져 갔다. 이대로 출판사에 취업하지 못하게 될 경우에 내 진로는 어떻게 되는가. 또 무슨 일을 해서 먹고살 것인가? 실업급여는 그저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한 금전을 보태 주었으나 이력서 몇 개를 지원한 뒤에 합격 여부조차 알려주지 않는 출판사들의 연락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마음은 타들어갔다. 어찌 보자면 이 사태를 만들어 낸 사람에게 책임전가를 해보고 싶기도 했으나 남 탓을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없어서 그만두었다. 오히려 그럴 시간에 조금이라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에 감사했다. 그리다 보니 이상하게도 나는 잘되리라는 믿음이 크게 자리 잡았다. 이는 내년이 올 때까지 충분히 버틸 자금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비상금을 빼둔 나 칭찬해!!


그래도 돈이 따박따박 들어올 때는 괜찮았는데, 그마저 사라지고 나니 조금 고민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즈음에 전 팀장님을 뵈었는데, 연봉은 이 정도를 받고 싶어서 더 낮추고 싶지 않다는 내 말에 팀장님의 한마디가 날아와 꽂혔다.

"탄산. 그거 아직 절실하지 않은 거야."

그랬나? 나는 절실하지 않은가? 하지만 이 연차에, 이 경력이라면 이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지원을 할 때도 기업의 규모를 봐가면서 여기는 얼마, 저기는 영세한 규모니 얼마라고 나도 모르게 희망 연봉을 고쳐 넣고 있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에 있는 중소기업이라는 출판사들은 다 그렇잖아요. 소규모로 갈수록 어떻게든 연봉을 깎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상태라고요!


절실하지 않다고? 내가? 그야 1년 넘게 버틸 자금이 있으니 여유로운 것이 사실이었고, 취업이 되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믿는 구석과 비상금 등이 있으니 무서울 게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 경력의 편집자가 어디 흔한가? 2~3년 차의 편집자는 일찍이 깨닫고 업계를 탈출하거나 이미 다른 회사에 재직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고로 그보다 더 경력이 쌓인 편집자는? 귀하겠지. 대다수의 편집자가 그만한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후려치는 회사에 다니고 있겠지만. 팀장님. 그 연봉은 받아야 정상이에요. 하지만 이 말을 입 밖으로 내진 못했다.


출판업계를 뜰 생각도 있다는 내 말에 팀장님은 극구 반대를 하셨다.

"이제까지 한 경력이 있잖아. 다른 데 가는 건 아닌 것 같아. 탄산은 계속 이 일했으면 좋겠어."

팀장님과의 만남 이후에 곱씹어봤다. '절실하지 않은 거야', '출판계에 남아 있어라'... 팀장님은 내 가능성을 보고 계셨을까? 아니면 소중한 경력자가 다른 업계로 넘어간다는 게 아쉬우셨을까? 어쩌면 외주를 맡기시려고 그랬을까? '내세울 도서 하나 없는 편집자가 계속해서 출판 일을 해도 되는가?'란 의문만 남아 있었다.


이쯤 되니 내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내 문제는 기획력. 국내 기획을 하고 싶으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향을 몰랐고, 경험이 부족했다. 목표는 확실하게 있는데도. 그리고 성공 경험의 부재. 정확하게는 회사에서 좋아할 만한 베스트셀러를 직접 내 손으로 만들어 낸 경험이 없다. 그래도 어찌저찌 프로젝트와 몇천의 매출을 냈던 것들을 살려 적어보고자 했다. 


한참 이직하고 싶어 공개적으로 올려두었던 이력서를 보고 전혀 해 본 적 없던 웹소설이나 웹툰 쪽으로의 이직 제안이 온 적도 있었다. 아무래도 서브컬처에 대한 관심은 늘 가지고 있었으니 이력서에 명시한 그 부분을 보고 연락을 해준 게 아닌가 싶다. 그중에서도 웹소설 쪽의 제안은 꽤 파격적이었는데 100% 재택근무에 면접을 보러 오지 않아도 되니 알아서 일하라는 조건이었다. 넙죽 받아서 일해 보고 아니면 반년만 일하고 그만두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솔직히 처음 해보는 업무를 도움받을 사람도 없이 해 보라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고민하다 거절했다(정말로 그때 제안 주신 분,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직 사이트를 통해 계속해서 연락은 왔지만, 마땅히 가고 싶은 곳은 없었고, 헤드헌터들은 소개할 때는 서울 소재의 규모 있는 대규모 출판사라고 소개하지만 막상 잡플래닛이나 주변의 수소문을 통해 알아보면 '거기 전체적으로 팀이 다 갈리고 있대요', '팀원들 다 나가서 새로 뽑는대요'라는 말이 돌아 출근하게 되면 개고생을 할 것이 뻔한 출판사들이 아주 많았다. 심지어는 교육 출판 쪽의 제안도 받았는데, 인사 담당자는 당신 회사가 굉장히 좋은 회사라며 소개했지만, 실상은 한 달에 몇 권씩 쳐내며 갈려 나가기로 유명한 곳이라 거절했다. 하지만 맞잖아요. 인사담당자가 다니기에 좋은 회사일지 모르지만 편집자에게는 지역구의 등대라고 불리는 회사라면...?


그럼에도 괜찮은 곳을 구분하는 내 기준만큼은 명확했다.


1.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회사.

경력자가 알아서 성장해야지 회사랑 같이 크긴 @#$%$^#$라고 생각한다면 그 회사는 이미 글렀다. 성장하지 않는 회사는 현상 유지만 될 뿐, 더 클 기회가 없다. 직원의 성장이 크게는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걸 잘 아는 회사여야 했다.


2. 연봉

실수령액 월 n백만을 기준으로 잡았다. 솔직히 출판계 연봉 테이블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다른 업종에 다니는 친구들과 비교하면 이걸로 먹고살 수 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걸 이해할 수 없어서 최소로 잡은 금액이었다. 회사 규모에 따라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더 이상 대표들의 '나도 힘들어'라는 말을 근로자가 들어줘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 건보료 인상으로 그 선이 무너졌을 수도 있다. 또륵...


3. 협업할 수 있는 사람.

회사 규모가 크건 작건 아무 상관없이 나와 마주 보며 일하는 실무진들이 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규모가 어떻든 팀바팀이기 때문에 입사 전에 알 수는 없으나 대략 면접에서 파악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혼자 일하는 부분도 존재하지만, 대다수의 일은 협력할 때 더 좋은 성과가 나온다.



정말 가고 싶은 곳이 있어 그 출판사 책도 읽고 서평을 쓰기도 해 봤는데(심지어는 서평을 쓰기 위해 그 회사 책을 구매했다), 역시나 연락은 없었다. 매달 한 번씩은 이력서를 넣었으니 그쯤에는 연락이 올 때가 되었는데, 여전히 받은 메일함의 숫자는 0이었다. 그렇게 실업 급여 수급 기간이 끝나고 나니 조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이 이력서로는 안 되는 건가. 일하지 않는 이상, 경험은 더 채울 수 없고.... 그럼 자소서에서 바꿔야 할 게 뭐지?


마침 괜찮은 곳의 공고가 올라왔고, 이번에는 이 출판사에서 나를 뽑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게끔 자소서를 바꿔 보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여기서도 통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희망 연봉을 낮추고, 또 물불을 가릴 처지가 아님을 인정해야 했다.


유튜브에서 자소서, 이력서, 경력자 자소서 등 여러 키워드로 검색을 해 가며 지원 동기니 입사 후 포부니 여러 부분들을 손 봤다. 놓쳤던 부분은 이력서와 자소서는 내가 보여 주고 싶은 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회사에서 원하는 것들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수치화되고 객관적인 자료들로 보충해주고 나니 한결 보기가 좋아졌다. 사실 일주일 안에 다 써놓고 일주일은 또 방치하면서 다듬었다. 이 이상의 글을 바란다면 그건 유명한 글 작가를 다 불러와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혼자 고치는 건 이게 한계다 싶을 쯤에 국문과 친구에게 경력 기술 부분을 봐달라고 했다. 나로서는 너무 당연하던 부분들을 친구가 짚어줘서 좀 더 수월하게 고칠 수 있었다. 자, 내 자소서를 봐라. 대학 입시를 논술로 통과하고 대략 1n년의 글쓰기 경력(분야가 무엇이든)을 가진 날 무시할 수 없게 해 주지!


이력서를 고치며 다시 만들고 싶은 책에 관해 생각했다. 인문/교양 도서를 만들고 싶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직원이 10명(10명이면 다행이게, 5인 이하 출판사도 수두룩하다)도 채 안 되는 소규모 회사에서는 국내 도서를 만들 기회를 잘 주지 않았다. 그저 물어다 주는 원고를 편집하면 됐던 회사, 국내 도서 기획은 돈과 시간이 많이 드니까 외서만 주야장천 계약하라는 회사, 기획을 마음껏 해 보라고 했으나 옛날에 출간된 기획서조차 열람할 수 없는 회사 등등. 


돈을 벌고 싶다면서 어쩜 사장님들은 이렇게 다 돈을 안 쓰는지. 마케팅으로 밀어붙이든가, 표지나 제목을 정말 잘 뽑아내든가, 아님 무조건 잘 팔릴 책들만 계약을 하든가. 이도 저도 아닌 소규모 출판사에서는 정말 뭐라도 해 달라고 요구할 때마다 한숨이 푹푹 났다. 억대 매출을 뽑아내도 직원들 불편한 의자 바꿔주는 건 생각조차 안 하는 사장들이란. 연봉 협상 때마다 50만, 100만을 이야기하던 사장은 지금까지도 기억 속 최악의 사장으로 남아 있다.


서류를 제출한 뒤에는 이력서를 계속해서 다시 봤다. 정말 몇 번을 읽어도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 사람이라면 참된 회사의 인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이력서였다. 경력자의 이력서가 오직 성실, 노력으로 점철되어 있어도 괜찮은가? 괜찮다. 그게 진심이고 전해지기만 한다면. 장단점은 단점도 장점으로 바꿀 수 있게 써야 하지만 억지로 바꿀 필요는 없다. 실패 경험에서 성공을 끄집어내는 것 역시 자소서 기술의 한 방법이니까.


제출 후 일주일이 넘어갈 때쯤, 면접 연락이 왔다. 

급하게 면접 복장을 준비했고, 자소서를 복기하며 면접 준비를 했다. 출판 경력자의 면접은 일반 회사의 면접과는 제법 다르다. 인상 깊었던 도서와 영향을 끼친 도서, 만들고 싶은 도서 등 분야에 치중된 질문들이 많았다. 그래도 여러 질문에 막힘 없이 답할 수 있었던 건 만들고 싶은 책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편집자가 될 것인지,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떤 것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할 시간을 가진 덕분이었다.


물론 면접관분들이 나를 좋게 봐주시기도 했고, 이 규모의 회사는 면접도 다르다는 사실을 느낀 면접이기도 했다. 면접도 아주 옛날부터 치자면 총 열 번은 넘게 다녔는데 그중에서 단연코 1등으로 뽑을 만한 경험이었다. 면접관분들의 한마디를 듣다가 울컥해서 울 뻔하기도 했고, 또 같은 업계 종사자의 선배로서 해주시는 말 중 깎아내리는 게 아니라 정말로 내게 도움이 되는 말해주셨단 걸 실감했다(ssap소리 아니고 진짜 조언입니다. 언젠가는 출판사 면접에 대한 이야기도, 이제껏 거쳐온 출판 근무 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더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냥 이 회사라면 내가 배울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란 생각만 했다. 돌아오는 길에 긴장이 풀려 2200번 버스에서 축 늘어졌다. 반년 넘도록 충전도 잘했으니, 합격한다면 열심히 해야지. 면접에서 남긴 후회는 없었으니 떨어지더라도 괜찮았다. 


그리고 출근하란 연락을 받았다.


출근 후에 너무 궁금해 팀장님께 여쭤봤다. 

"저 왜 뽑으셨어요?" 

팀원이라는 사람이 뽑아놨더니 이런 질문을??? 지금 생각해보니 아주아주 이상해 보였을 것 같다(팀장님 감사합니다). 그랬더니 팀장님께서 답해주셨다. 

"간절해 보였다." 

사실 간절했는지는 모르겠다. 면접이 끝난 시점에서 이미 '할 건 다 했으니 끝!' 하고 자기만족에 차 있었다. 그럼에도 합격하면 그땐 '열심히 해야지', '최선을 다해야지'라는 각오만큼은 확실하게 세웠다(각오는 그렇지만 직장인은 할 수 있는 100% 중에 60~70%만 하는 게 좋습니다.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자신을 소중히 소중히). 


그간의 이력서에서 간절함을 전하지 못했던 거라면 내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이것 역시 운에 달린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인문/교양 서적을 만드는 편집자들은 하나 같이 같은 마음이리라 짐작해 본다. 내가 만든 책으로 대중에게 좋은, 쓸모 있는 지식을 전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마음. 비록 연봉이 짜고 야근도 좀 할 수 있으며, 열심히 한다고 해서 꼭 잘 팔리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세상에 이바지하는 자아실현의 방식으로 이 업을 택한 사람들에게 응원을 보내며... 이제 저도 다시 일, 합니다.


++얼마 전 자주 가는 미용실에 간 김에 그간의 일화를 털어놓았다. 제가 간절해 보였대요. 그랬더니 미용사분이 그러셨다.

"전혀 안 그러실 것 같은데. 여유가 넘치시는데?!"

반년 넘게 지속된 백수 생활이 준 여유로움일까? 사실 면접 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여기 떨어지면 뭐 이번 주에 또 딴 데 넣어야지' 이런 마음이었다. 단행본 편집자가 한순간에 분야가 바뀔 수도 있는데 면접 좀 떨어지면 뭐가 대수라고. 사람이 어떻게든 되는 대로 먹고사는 거지 뭐. 쓰고 보니 느낀 건데 이렇게 주절주절 떠들 정도면 간절했던 거 같기도. ㅋㅋㅋㅋ


그 미용실에 자주 오는 또 다른 편집자 분이 있었는데. 글쎄 출판사를 그만두셨다고 했다. 아... 업계 사람이 이렇게 하나둘 줄어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또 생각해 본다. 어쩌면 정말 끔찍했던 첫 회사의 경험을 공유하는 게 모두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새롭게 이력서를 고치면서 추가한 것 중에 기억에 새긴 것이 있다.

'열심히, 성실하게'에 확실한 '방향성'을 더했다.

방향이 틀리면 속도는 소용이 없다는 말을 되새기며. 인생의 방향을 잘 잡고 함께 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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