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다.
단지 카메라만 들고 여기저기 걸어다니고 싶을 뿐
무작정 걷다보면 좀 잊게 될까
지금 나의 부족함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이 복잡한 마음들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처음부터 다시 단단히.
요즘은 이 생각들로
그런데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잘 모르겠어
걷고 찍고 쉬고 또 걷고 보고
그러다보면 알 수 있을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지
지나온 기억들과 추억들이
아름답기도 하고 참 애잔하기도 한데
어떤 영화의 메시지처럼 그 기억들이
현재의 나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은 차라리 싹 다 지우고 리셋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되는데
그 이유는 자꾸 그 기억들이,
쌓아온 경험들이 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아름답기도 하고 때로는 아프기도한
현재의 나에게 너무 탄탄히
묶여있는 기억이란 것들
분명 무엇을 하면, 그 누군가와 함께 하면
행복할 것이라는 걸 잘 아는데
요즘은 그게 맞는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에
무작정 셔터를 누르듯
하고 싶은 것도, 열망하던 것도
다 비우고 모두 비우고
흘러가는대로 놔두고 싶은 마음도 들고
일단 자신감과 자존감을 다시 채워야
열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이번 여행이 그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