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UEa9zKOPWTU
엄마는 우리 가족 중 유일하게 눈이 작다. 생물학적으로 아빠 피가 섞이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엄마의 눈은 삔직~ 하다. ‘삔직’이라는 말이 사투리인지 엄마가 만들어낸 단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느낌인지는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감이 안 오는 이는 래퍼 ‘행주’의 눈을 참고하면 좋겠다. (엄마는 자신이 애정 하는 래퍼 중 하나인 ‘행주’를 ‘삔직이’라 부른다.)
눈 다음, 코 얘기를 하자면, 나는 자주 엄마의 콧구멍을 두고 장난을 친다. 말로 약을 올리기도 하고 손가락을 집어넣어보기도 한다. 일찍이 나는 우마 서먼을 제외하고, 우리 엄마처럼 콧구멍이 큰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노력하면 오백 원짜리 동전도 들어갈 것만 같다.
마지막으로 입. 엄마는 입이 참 예쁘다. 모양은 꽃잎 같고 색도 곱다. 여간해서 표피가 벗겨지지도 않는다.
처음 틀니를 뺐을 때, 할머니가 된 엄마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었다. 그런데, 엄마 얼굴이 틀니에 맞게 자리를 잡은 건지 보는 우리 눈이 적응을 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제 우리 가족들은 모두 틀니를 뺀 엄마 얼굴을 더 좋아한다. 엄마 입이 하트 모양이 되기 때문이다. 환하게 웃을수록 엄마의 하트는 커져만 간다.
사랑에 빠지면 눈에 뭐가 씐다고 한다. 나는 요즘 나의 작은 콧구멍이 답답해 보인다. 커다랗고 투명한, 셀럽의 눈을 보면 뭔가 야무지지 못한 느낌이 든다. 정말이지 나의 아름다움의 기준은 엉망이 되어 버렸다. 엄마 표현을 빌자면, 내 취향은 진짜 엉터리 방터리다.
엉터리든 뭐든 요사이 내 눈에 가장 예쁜, 사과 같은 얼굴은 바로 우리 엄마 얼굴이다.
사과 같은 엄마 얼굴은 예쁘기도 하지요.
눈은 삔직~
코는 벌렁~
입은 하트 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