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사이에 인생을 살다

그리운 아버지

by hyunju lee


아버지,


오늘은 코감기가 걸려 칭얼대던 아가가

이불을 자꾸만 차서

추울까, 혹시 더울까 싶어

밤새 아기 곁을 지키다 그만 펑펑 울었습니다.


큰 병도 아닌데 이토록 걱정이 되고,

밤새 아가만 바라보는 이 모습이

극성스러운 부모의 과장이 아니라

그저 모든 부모의 마음이었음을 알겠더군요.

아버지와 어머니도, 이렇게 나를 지키셨겠지요.


그런데 아가는,

그런 엄마의 마음도 몰라주고

새벽녘 어슴푸레 잠에서 깨더니

이모님을 찾아 휙— 방을 나가버렸답니다.


아가가 떠난 자리엔

엄마만 남아

남은 눈물마저 조용히 흘려보냅니다.


그렇게 하룻밤이 지났습니다.

짧은 밤이었지만,

그 밤은 한 인생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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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이 아이도

나를 이렇게 휙— 떠날 날이 오겠지요.

그때는 아마 지금 옆에 잠든 남편과

서로 미우나 고우나

남은 생을 함께 살아갈 날도 오겠지요.


오늘은, 잠을 자긴 틀린 것 같습니다.

그냥 옛날 아버지 생각이나 하면서

새벽을 맞이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아버지를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가

잠깐 잠이 들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 훗날,

지금의 내 아가가 마흔이 되어도

지금 나처럼

부모를 한없이 그리워할 날이 올 수도 있겠구나.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내 아가 곁을 오래오래 지켜주라고

아버지가 꿈에 와서 알려주고 가셨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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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아이를 키우면서

진짜 어른이 되는가 봅니다.


아버지,

너무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