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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llymom Jan 05. 2023

학원 안 다니는 중학생의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나는 그녀의 엄마이다.

중학교 1학년 릴리가 다니는 학원은 수학학원 뿐이었다.

그것도 친구 따라 강남 경우이다. "엄마 주연이가 수학학원 다닌다는데 나도 가고 싶어." 나는 온택트 학습을 장려하는 엄마지만 학원을 다니지 말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학원이 맞는 아이도 있을 테니까. 릴리도 수학학원을 다녀 본 적이 없으니 학원이 맞을지도 모른다.


수학학원이 처음인 릴리는 다녀온 첫날 너무 재미있다고 말을했다. 대부분 학원을 싫어하는데, 역시 초등학교 때 안 다니기를 잘한 거구나 싶었다. 지금부터 고등학교까지 쭉 이렇게 간다면 큰 스트레스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학원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니기 싫다는 릴리의 이유도 특이했다. 학원을 가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싫다고 한다. '조금 설득해 볼까?' 싶었지만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난 그냥 받아줬다. 그런데 하필 그 시점이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지금이었다.



초등학교 때도 겨울방학에 학원은 다니지 않았지만, 중1인 릴리와 함께 하루 종일 있는 것이 나에게 힘들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엄마 말을 안 듣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도 나의 정신건강을 챙기기 위해 릴리와 협상을 시작했다. "릴리야 우리 겨울방학 계획표를 짜 볼래?" 다행히 신나하며 그렇게 하자고 한다. "릴리야 클라리넷을 중학교 들어오면서 안 했는데 겨울방학에 클라리넷 다시 시작할까?" 내가 묻자 릴리는 "엄마 나 그만뒀던 바이올린을 다시 하고 싶어." "그래 그럼 바이올린 다시 하자." 이정도면 나에게는 큰 수확이라고 생각했지만 한 개 정도는 더 보내야 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았다. "릴리야 운동을 한 가지 하는 것은 어떨까?", "좋아 엄마 같이하자." 난 같이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여기서는 한 발짝 양보하며 그러자고 했다.



겨울방학이 시작된지 이틀 되었다. 내일은 릴리와 바이올린 학원 상담을 간다. 운동은 내가 하는 곳에서 같이 하기로 결정했다. 두달의 시간 릴리와의 관계가 나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중학교 1학년의 겨울방학은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바쁜 시간이다. 중학교 2학년부터는 성적이 고등학교 입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릴리는 사립 중학교에 다니고 있기에 대부분 특목고등학교를 생각한다. 그래서 겨울방학이 릴리의 친구들은 더 바쁘다. 


몇몇 엄마들은 학원을 안 보내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물론 나도 불안하다. 학원을 안다니는 중학교 1학년의 겨울방학은 어떨까? 중학교도 온택트 학습만으로 커버가 될까? 나도 중학교 1학년 부모는 처음이기에 궁금하다. 릴리와 함께 두 달 동안 잘 만들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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