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황현민
감자를 찔 땐 소금을 친다
소금은 물에 녹아 사라지고
소금물이 끓어 감자가 익어간다
물이 닳아 사라지는 찰나
새하얀 소금꽃이 피었다 진다
감자가 제일 맛나지는 순간
그 맛, 좀 더 배라고
불을 줄이고 잘 익은 감자를 좀 더 태운다
뚜껑을 열고 살짝 더 태운다
표고처럼 잘 갈라진
곱게 보슬거리는 감자를 맛보며 생각한다
바닷물이 볕에 다 말라 소금이 생겨나듯이
소금물이 불에 다 타면 소금이 남는 거라고
소금은 물에 녹아도 불에 타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거라고
우리네 영혼이 소금 같은 거라고
(C) 29/08/2021. Hwang Hyun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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