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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Feb 20. 2022

수면 바이러스

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291


수면 바이러스

황현민





이 방은 위태롭다 이 방은 수면제다 이 방은 졸음과 잠으로 가득하다 수많은 개꿈과 가위눌림들ㅡ 내가 잠든 사이 누군가  방을 다녀갔을지도 모른다  방은 깊은 수면 중이다 내가 지은 물과 밥과 찌개에 누군가 균을 심어 놓고 갔을지도 모른다 내가 잠든 사이 나를 구성한 몸과 영혼을 실험하고 갔을지도 모른다 상관없다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고 배가 고프면 찌개에 밥을 먹을 뿐이다 이 방은 끄떡없다 어제의 일상을 고수한다 이걸 기회 삼아 자연 면역의 강자로 부활할 터실험 끝에 강한 히어로로 부활할 터다.


푸하하핫하,

이 방의 웃음소리다


 방은 게으름에 관한 메모가 아니다 이 방은 미동에 관한 기록이다 차라리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다 북극곰의 겨울잠처럼


이 방은 느림도 아니다 이 방은 수면이다 추운 겨울 환기되지 않은 옥장 속 숨은 곰팡이 같은 거다 그렇게 봄날을 기다리고 여름을 그리워하는 거다


더 이상 이 방을 세뇌하려 말라

이것은 절대 게으름이나 피안이 아니다 이것은 길고 긴 밤일뿐이다


차라리 고요나 혁명이라고 하자










(C) 14/02/2022. Hwang Hyunmin.

#방

#수면

#수면바이러스

#부활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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