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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Feb 06. 2023

흙감자

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327


흙감자

황현민





제주 햇감자

검은 빛을 두른


신선해서 더 비싼

신비스런 흙감자


아깝지만

제주의 검은 빛을 씻어낸


점점 속살이 드러나는데

점점 속살이 드러나는데


초로스름하고 파라스름하다


아뿔싸, 

일부러 검은 흙을 바른 거였구나


감자는 노르스름해야 하지 않아?


식칼을 꺼낸다

하야스름 속살이 드러날 때까지

파아란 피부를 벗겨낸다


벗기고 벗겨서 아주 작은 감자를 만들었다


깎아도 깎아도

새하얗지 않은

이 쬐금한 감자를 먹어야 할까?


그냥 버릴까?


이 비싼 감자를! 안 돼!


살짝 독이 있겠지만 뭐, 죽기야 하겠어

오히려 약이 될지도 몰라


감자를 잘게 썬다

작은 냄비에 생수를 붓고 감자를 넣고 된장을 푼다


약이 되려면 약불로 오래 끓여야겠지


양파, 두부, 새송이 버섯을 썰어 넣고 고춧가루 듬뿍 넣어 뚜껑을 닫는다


살살 끓기 시작한다









(C) 2023.02.06. Hwang Hyunmin.

#감자

#흙감자

#검은감자

#햇감자

#파란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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