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황현민
그녀의 시력은 얼마나 좋은 걸까?
까마귀나 까치 같은 사람들 보다 더 높이 날아오른다. 아주 높은 곳에서 뱅뱅 돌다가 자취를 감추거나 하늘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내려다본다.
번개가 내려치듯 한순간에 땅으로 곤두박질치곤 한다.
높이, 빠르게, 그녀가 날 수 있다는 것은 시력이 하늘만큼 좋다는 걸까?
그런 그녀가
모든 마음과 영혼들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본다.
그녀의 날개는 얼마나 위대한 걸까?
숱한 사물과 사람들
그 촘촘한 그물 사이사이를 날아다니며 썩은 심장들을 낚아챈다.
낮은 곳에서도 그녀의 시력은 날렵하고 정확하다. 다시 높은 곳으로 유유히 날아오른다.
극락과 나락을 오고가는
덧없는 비상과 비하.
(C) 2024.02.25. HWANG HYUN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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