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체의 원인들
과식이나 취하거나 체하거나 다 같은 증상 같아. 약도 같을 걸.
급체의 원인들
황현민
아, 어제 비가 많이 오니까 처마밑에 모기와 벌레들이 많이 날아들어서 모기향을 켜놓고 잤는데ㅡ 비가 많이 내려서 습기 들어오지 말라고 모든 창문까지 꼭꼭 닫았는데ㅡ 현관 앞에 켜둔 거라서 현관 문틈 사이로 내내 들어온 거라.
요즘 모기향은 (너무 오래된 모기향이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냄새도 전혀 안나더니만ㅡ 아, 진짜 특유의 향 냄새조차 없던지라 내내 켜놓았던 거라.
아뿔싸, 이걸 내가 다 마신 거라. 연탄가스에 중독된 것처럼 술에 만취한 것처럼 어지럽고 가슴이 콕콕 쑤시고 트림이 계속 나는 거라.
한 번은 겨우내 밤샘 작업을 하다 일어났을 때도 갑자기 어지럽고 그랬던 적이 있었는데ㅡ (여름이면 창문 열고 살아서 괜찮았겠지만) 그땐 내 그램 노프북 뒤판이 타서 탄내를 내내 마셔서 그랬던 거였는데ㅡ 겨우내 문 꼭 닫고 싸구려 히터를 바로 옆에서 내내 틀고 글 쓰다가도 이런 증상이 있었는데ㅡ 매번 음식 먹고 체한 줄 알았는데ㅡ 한 번은 거의 음식을 먹지도 않고 소식한다고 누룽지만 먹으며 글 쓴 적이 있었는데ㅡ 그때 분명히 (음식이 아닌) 플라스틱 탄 내에 내가 취한 거란 걸 확신한 거라.
이때 알아차렸지.
모든 가스나 살충제나 모기향이나 술이나 음식에 체하면 다 똑같은 증상이란 것을 말이지! (초)미세먼지도 많이 마시면 아마도 술에 만취한 듯 가스 중독된 듯 음식 먹고 체한 것처럼 이럴 것이야.
한마디로 체하는 건 다 똑같단 말씀이야! 가스건 먼지건 곰팡이건 살충제건 모기향이건 술이건 음식이건 다 똑같이 많이 먹거나 잘못 먹으면 체하는 것이야!
증상이 똑같애,
트림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고 심하면 어지럽고 더 심하면 구토가 나고 그런 거야!
정말 모든 체하는 건 증상도 같은 거야!
여기에 약도 똑같은 것 같아,
바깥 맑은 공기 쐐면 금방 좋아지고 특히, 가스 (활)명수 마시면 금방 좋아져! 김칫국 마셔도 좋을 거야!
신기하지.
(술 취했을 때도 가스 명수가 딱일 거야)
체하는 건 뭘 마시든지 뭘 먹든지 다 똑같은 거 같다는 결론이야!
아, 오늘은 해장국을 끓여 먹어야겠어!
(C) 2025.06.16. HWANG HYUN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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