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은 내가 되는 것

살바도르 달리의 도시 피게레스

by 강릴리

몇 해 전 겨울 스페인 출장 중 바르셀로나에서 자유 일정이 생겼다.

주어진 하루를 가장 근사하고 값지게 보낼 장소가 어디일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문득 코로나 시절 DDP에서 살바도르 달리의 전시를 본 게 떠올랐다.


당시에 나는 달리의 작품들을 보며 영감을 받고 감탄을 했는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달리가 태어난 도시이자 생애 마지막을 보냈다는

피게레스 Figueres 도시가 궁금했고 가고 싶었다.


마침 바르셀로나에서 피게레스까지는 같은 카탈루냐 주이고

기차로도 멀지 않아서 당일로 다녀오기에 좋은 여행지이다.


이른 아침 기차역에서 피게레스 왕복 기차표를 구매하고

오렌지 주스를 한 잔 마시며 창밖을 본다.

비록 출장 중 잠시 떠나는 것이지만 이미 한국을 떠나온 시점부터는

여행 같은 마음이 들어 자꾸만 설렌다.


한 시간가량을 달려 도착한 피게레스역은 벽면에 달리의 사진이 빼곡하다.

달리가 그렸다는 춥파춥스의 로고가 생각나 춥파춥스를 사서 박물관까지 간다.



달리 박물관으로 불리는 곳은 달리가 살던 피게레스의 한 극장이었는데

내부와 외부의 작품은 물론이고 기획, 설계, 디자인까지 직접 다 했다고 한다.

동선 하나하나도 다 그의 계획대로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감탄만 나왔다.

이 박물관은 모든 것이 달리의 흔적 그 자체인 곳이다.


그의 천재성은 물론이고 이 영감의 원천은 무엇일까가 궁금해졌다.

인생은 계속되는 축제와 같아야 한다고 말한 사람답게

모든 요소요소들이 창의적이고 신비로울 따름이었다.


유난히 따뜻한 햇살이 가득했던 겨울의 피게레스 여행

달리의 가치관에 감동받고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 행복했다.



'나의 꿈은 내가 되는 것이다.'

달리의 말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장인데 그날 유난히 와닿았다.


달리의 말처럼 나는 내가 되어가는 여정 중에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인 추구미는 과거의 나에서 현재의 나 자신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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