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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북경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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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느리 Sep 01. 2023

북경의 우리 집


텅 비어있던 집에 소파가 들어왔다.

이제는 조금 더 사람 사는 집 같다.



한국에서 가져온 최소한의 식기와 냄비를 이용해 요리를 하고, 션이는 꽤 잘 먹는다.


중국의 집은 낡고 오래되었다. 중국에 입국한 첫날부터 수시간 동안 온 집안 먼지는 한 번씩 닦아낸 나. 쓸고 닦고 고치며 집에 정을 붙여간다.


초등학생이 되며 자립심 독립심이 폭발하여 나와 자주 부딪히던 션이도, 타국에서 결국 의지할 것은 가족뿐이다 느꼈는지 다시 조금은 품안에 들어온 느낌이다.


이곳 생활에 익숙해지며 다시 날아갈 준비를 하겠지.


앞으로 3주 정도 후에 컨테이너에 꽉꽉 채운 짐이 들어온다. 꽤 괜찮네~ 싶은 미니멀리즘의 삶도 이삿짐이 들어옴과 동시에 끝이 날것이다.


북경의 우리 집은 남쪽에도 그리고 서쪽에도 큰 창이 있어 해가 하루종일 들어온다. 저녁에는 이렇게 예쁜 석양도 만날 수 있다.



북경은 날씨가 좋고 참 편리하다. 중국인들은 외국인에게 참 친절하고, 다른 사람에게 관대한 편이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는 않을까 항상 조심하고 아이도 매순간 조심시켰던 나였는데, 좀 시끄러워도 괜찮은 이 곳에 살며 쪼끔은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벌써부터 북경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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