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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척추동물의 뼈 화석이 발견되었을 때, 고대인들이 느꼈던 감정은 경이로움보다는 안도에 가까웠습니다. 이러한 두려움은 곧 괴물과 거인이라는 신화적 존재를 만들어내는 씨앗이 되었습니다. 약 5,000년 전 시칠리아섬 에트나 화산 기슭의 동굴에서 아카이아인 선원들이 겪었던 일이 대표적입니다. 그들은 사람의 것과 흡사하지만 엄청나게 거대한 뼈를 발견하고 공포에 떨었습니다. 특히 이마 한가운데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거대한 두개골은 그들에게 외눈박이 괴물, 즉 '키클로페스'의 존재를 확신하게 했습니다.
이 전설은 세대를 거쳐 구전되었고, 기원후 15세기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에트나 화산 동굴을 키클로페스의 나라로 단정 짓기도 했습니다. 아그리젠토의 학자 엠페도클레스 역시 이에 동의했으나, 호메로스는 그 위치를 나폴리 근처로 묘사하는 등 차이는 있었지만, 코끼리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현대 과학이 밝혀낸 진실은 이 거대한 뼈의 주인이 신화 속 괴물이 아닌, 약 150만 년 전 지중해에 서식했던 소형 코끼리였다는 것입니다. 고대인들이 외눈박이의 눈구멍이라고 착각했던 부위는 사실 코끼리의 긴 코가 연결되는 콧구멍, 즉 항문이었습니다.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 거인의 정체는 온순한 채식주의자였던 셈입니다.
유럽 전역에서는 이러한 오해가 수년간 지속되었습니다. 1세기에 플루타르크는 사모스섬의 뼈를 아마존 여전사의 것으로 추측했고,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에는 거인의 전설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습니다. 17세기에 발견된 뼈들은 킴브리의 왕이나 서고트의 왕 알라릭의 유해로 포장되어 유럽인들에게 묘한 위안을 주기도 했습니다. 종교적 해석도 분분했습니다. 스위스 루체른에서는 발견된 뼈를 두고 천사의 뼈인지 거인의 뼈인지 논쟁하다가 거인의 뼈로 합의하고 시청탑에 그림을 남기기도 했으며, 독일 슈베비슈 홀에서는 매머드의 어금니에 "나는 누구일까요?"라는 문구를 붙여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발렌시아나 뮌헨 사람들은 매머드와 코끼리의 화석을 성 크리스토퍼의 유물로 숭배했고, 베사라비아 사람들은 코뿔소의 뼈를 성인의 유해로 믿고 그 주위를 돌며 침을 뱉기도 했습니다.
전설 속의 동물인 '용' 역시 이러한 화석의 오독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 광장에는 용의 조각상이 서 있는데, 이는 1335년에 발견된 털코뿔소의 두개골을 모델로 제작된 것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이를 전설 속 와이번의 뼈라고 믿었고, 20세기 고생물학자 오테니오 아벨은 이를 두고 고생물학적 복원 작업의 시초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17세기 독일 학술지에 실린 용의 뼈 발견 기록은 훗날 곰의 뼈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동양과 다른 문화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유럽과 달리 용을 길한 존재로 여겼던 중국인들은 거대한 뼈 화석을 보고 땅으로 승천하지 못한 용이라고 생각하여, 그 용의 원한을 빌어 남을 저주하는데 사용했습니다. 반면 시베리아에서는 매머드의 해골을 보고 지하에 사는 거대한 쥐를 상상해 냈습니다. 그들은 이 거대 쥐가 땅속을 다닐 때 지진이 일어나며, 햇빛을 보면 죽는다고 믿었습니다. 다윈은 남아프리카에서도 이와 유사한 전설을 발견했습니다. 유니콘 전설 또한 멸종한 대형 포유류나 코뿔소의 화석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인류 역사 속의 수많은 괴물은 화석이라는 실체와 인간의 상상력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실체였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