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진
떨어지는 낙엽이 궁금했고, 쏟아지는 별빛에 감탄했다. 특별한 순간에만 마음이 움직이고, 무언가에 반할 때조차 이유를 찾으려는 일이 점점 잦아진다.
지난 8월, 어느 밤, 나는 엘살바도르의 어느 해변에 앉아 바다와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은하수를 보았고, 떨어지는 별똥별에 소원을 빌었다. 피어오른 붉은 달빛이 검은 파도에 맺히기를 기다리다, 이내 물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렇게 특별한 시간을 보냈음에도, 낮이면 여전히 파도에 몸을 맡겼다. 해변을 거닐다 이윽고 몽돌을 주워 들어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결국, 모든 게 같아 보여도 조금씩 변하는 것이 세상이고, 변화를 놓치는 건 일상에 치인 우리뿐이겠다. 오늘 아침 학교 가는 길에는 새가 지저귀었고, 볕이 유난히 따사로웠다. 바람이 불면 낙엽이 지고, 하늘이 맑으면 별빛이 쏟아진다. 변하지 않는 건 어쩌면 삼라만상이 아니라 이를 관조하는 우리라, 아이처럼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