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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Sep 01. 2020

취업중미생 - 1. 취업준비생과 미생과 함께.

같이 투자하는 취업중미생.

3년차 직장인이다. 2018년 12월에 현재의 회사에 입사했으니 햇수로 3년차. 당시 나는 3곳의 회사에 최종합격한 상태였다. 문과생. 그것도 상경계열이 아닌 인문사회 계열로 당당히 3곳의 회사에 합격한 것이다. 8학기 학생 신분. 군휴학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의 휴학도 없이 스트레이트. 무휴학. 취업 첫 시즌. 비상경 문과생. 최종합격 3곳. 취업준비생들이 부러워할만한 결과를 가지고 첫 취업준비생 신분을 마쳤다.


그러자마자 다시 취업 사이트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첫 선택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탓이었다. 더욱이 나는 나머지 2곳의 선택지가 있었던 사람이지 않은가. 그렇게 1년 동안은 다른 회사에 원서도 쓰고, 면접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모든 시간을 취업준비에만 쏟던 취업준비생 시절과 달리, 12시까지 야근하는 회사에서 다른 회사를 넘보는 일이란 무진장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다가 올해는 코로나가 터졌다. 가뜩이나 얼어 붙어 있던 취업 시장은 더욱 강력하게 얼어 붙어서 웬만한 정신력으로 버티기 어려운 시장이 되어버렸다. 거기에 내 영어 성적은 2년이라는 유효기간을 거의 다하고야 말았다. 새롭게 취업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영어 성적부터 만들어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쳇, 첫 취업을 할 때도 개강 후 정신 없던 9월에서야 부랴부랴 영어 시험을 치고 원서를 쓰긴 했지만 말이다.


그와 동시에 주식 시장은 불같이 타올랐다. 이미 대학생 때부터 주식계좌를 오픈하고 얼마만큼은 주식을 사본 적 있던 나였다. 크게 돈을 벌지도, 크게 잃지도 않고 고만고만한 수준. 딱 그정도였다가 주식시장이 타오르니 이곳저곳에서 주식과 관련한 정보를 얻기가 쉬워졌다. 유튜브며, 책이며, 오픈카톡방이며. 그래서 이리저리 정보를 주워 들어보니 뭔가 익숙한 이야기들이 많다. 뭐지? 뭐지? 아, 그러고보니 내가 취준생일 때 썼던 회사들이었다.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서는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아야 하고, 회사에 속한 산업군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며, 더 나아가서 나에게 돈은 잘 줄 수 있는 회사인지 알아내야 했다. 그래서 그때 열심히 회사에 대해 공부했었다. 그때 회사에서 준비하고 있던 사업들이 지금 와서 수익을 내고, 수익이 나니까 주가도 덩달아 오르거나 내리거나 하고 있었다. 아, 나는 그때 주식 투자자들처럼 공부를 했던거구나.


이런 생각에 미치자 다시 취업준비생 때처럼 공부를 해보면 어떨가 싶었다. 그때 방식으로 기본적인 정보를 분석하고, 자기소개서, 를 지금 쓰지는 않지만 내 돈을 투자해보는 것이다. 취업준비생은 아니니까. 그래, 나는 한낱 회사원에 불과한 미생이니까 취업중미생. 취준생 때처럼 공부하고 투자하는 미생.


그렇게 공부한 내용을 나눌까 한다. 취업준비생들은 회사에 대한 정보를 얻길 바라며, 투자자들은 투자할 회사에 대한 공부 소스를 하나 얻길 바라며. 가치 투자, 라는 것이 화두이지 않은가. 나는 '같이 투자' 할 생각이다. 취업준비생과 미생과 함께. 그래서 기본적으로 채용공고가 올라오는 회사를 위주로 정리할 생각이다. 뭔가 사업할거리가 있으니 새로운 사람을 뽑는거겠지. 그러니까 인건비를 더 태우는거겠지. 그렇게 주력할 사업은 무엇이며, 거기에서 얼만큼의 수익이 날 것인가. 그러니까 그렇게 성장해서 주주인 나에게는 얼마만큼의 기쁨을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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