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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Sep 22. 2020

14. 장이 더 하락하기를 기다린다.


사내 대출을 통해서 3천만원을 빌렸다. 


때마침 시장은 조정 중이다. 주식이나 펀드, 달러와 같은 보유 중인 자산들의 가치가 떨어진다. 이때 나는 장이 더 하락하기를 기다린다. 그동안 책을 읽는다. 신문을 읽는다. 블로그를 읽는다. 유튜브를 본다. 많은 사람들이 장이 하락하는 것에 대해 진단한다. 예상한다. 그럴만한 능력도, 예지력도 없는 나는 가만히 기다린다. 대출을 통해 오히려 자본이 늘어난 지금, 장이 더 하락하기를 기다린다. 그때까지 나보다 나은 투자 실력을 가진 사람들의 태도를 살핀다. 전략을 탐구한다. 시장의 역사를 공부한다.


주식이나 펀드에 입문할 때는 2016년, 군대를 전역한 직후였다. 복학 학기에 장학금을 받았고, 덕분에 마련해두었던(부모님께 받았던) 등록금은 아버지의 권유로 증권 계좌에 옮기는 것이 시작이었다. 처음 투자를 시작했을 당시의 이력을 정리해보았다. 종목을 선택한 이유가 희미한 종목(ex. 뉴프라이드)은 현재 거래정지 되었다. 단순히 드라마가 흥행하는 모습을 보고 투자했던 기업(ex. 씨그널엔터테인먼트)는 상장폐지 되었다. 모두 10만원 내외의 이득/손실을 보고 이미 매도한 기업이긴 하지만 정말 아무런 대책없이 투자를 했던 기록들이다.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많이 다를까? 


그때와 달리 책을 읽고, 블로그를 보고, 유튜브를 시청한다지만 글쎄, 크게 다르지는 않다. 투자 이력이 나보다 나은 사람들의 생각을 베껴서 그때보다는 다소 안정적인 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정도가 다르다고 할까나. 배당이라든지, 시가총액이라든지 하는 개념을 조금 더 아는 게 고작이랄까. 아, 그런데 사내 대출을 통해서 3천만원이라는 금액이 통장에 꽂힌 지금은 투자할 수 있는 돈이 늘어났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기는 하다. 아직까지 투자에 투입한 금액은 아니지만 어쨌든 총알이 늘어났다. 이 돈으로 주식에 투입할 지는 미지수이지만(아마도 투입할 것이다) 어쨌든 자본금이 늘어난 상태다. 이전까지 투자를 하면서 유일하게 떳떳히 공유할 수 있는 느낀 점이란 '자본금이 적다면 따도 조금, 잃어도 조금'이라는 사실이었다. 이제는 (내 기준에서) 금액적으로 그 영역을 벗어난 순간이기에 조금 더 유의하고, 조금 더 자신감 있는 투자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블로그에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일단은 책이나 블로그에서 보고 느낀 점을 정리하는 수준 정도이겠지만 기록을 남겨볼 요량이다. 이것이 나에게 큰 자산으로 남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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