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still my number one.
'좋아하는 노래'는 많다. 왜 좋은지에 대해서도 대체로는 다 이유가 있어서 바로바로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들으면 눈 앞에서 과거가 부끄러운듯 빠르게 촤라락 소리를 내면서 스쳐지나가는 노래는 단 하나 뿐이다.
멜로디는 파워풀하지만 가사는 다소 처량하다. 노래 속 보아는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원작자에겐 미안하지만 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중학교&고등학교 친구들과의 추억들이 떠올라서 기분이 좋다. 이 노래를 언제 들었지? 땡땡이 칠 때 마음 속 BGM이었나? 분식집에서 자주 흘러나왔던 것 같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몰래 이어폰으로 듣던 라디오에서 신청곡으로 많이 나왔었던가.
아무튼, 이별 노래라고 해서 항상 그걸 들었을 때 슬프란 법은 없지 않나 싶다. 왜 웃기는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종종 안 신나는 노래들을 배경음악으로 쓰는 것처럼 말이다. 노래 속 보아가 자길 찾지 말아달라고, 슬픔좀 가려달라고 외칠 때 우리는 아폴로 눈병을 핑계로 우릴 찾지 말아달라고 한 뒤 놀이터나 오락실, pc방으로 향했으며 못 다 전한 학원비는 우리의 훌륭한 떡볶이 공급원이 되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 생 첫 횡령은 엄마에게 재등록 여부를 묻는 학원 선생님의 전화 때문에 들통났고, 나는 딱 목숨을 잃기 전까지만 혼났다.
써놓고보니 이런 왈가닥이 따로 없구나 싶지만, 지금은 그때의 본능을 억누르며 꽤나 조신하게 살고 있다. 이렇게 된 지 꽤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날 볼때마다 친구들은 매 번 역겨운 연기 집어치우라고 따뜻한 말을 건네고, 나는 그에 걸맞는 과한 욕설로 화답한다. 무엇이 그녀들을 욕 먹으면 먹을수록 즐거움을 느껴버리는 존재로 만든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 몰라 내가 그런 거 아냐.
연말이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과 이런저런 핑계로 술자리가 생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제일 기다려지는 건 지금까지 이야기한 이 친구들과의 만남이다. 각자의 학창시절 모습은 입고 있는 옷, 각자의 얼굴 표정이 모두 다른 것처럼 천차만별이다.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기억일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떠올리기조차 두렵고 슬픈 기억일수도 있겠지. 다행스럽게도 나의 학창시절은 이들이 있어 하루하루가 너무도 즐거웠다. 그리고 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믿는다. 오늘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던 건 내가 그들에게, 그들이 나에게 알게 모르게 서로 영향을 끼치며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의 No.1은 여러 명이다. 공동 수상(?)하고는 조금 의미가 다른 게, 그들 중 단 한 명이라도 내 일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을 정도로 모두 소중하기 때문이다. 상상도 하기 싫다. 우리 모두가 온전히 함께하는 상황이, 그런 삶이 나에게는 No.1이다. 그들 모두가 Number one이자 Only one인 것이다.
하여 나는 소망한다. 이런 다소 거칠지만 즐거운 날들이, 별 것 아닌 걸로도 호들갑을 떠는 이런 날들이, 함께 울고 웃고 추억을 나누며 미래를 이야기하는 현재가 언제까지나 이어지기를.
I wish we will be here.
어둠속에 니 얼굴 보다가 나도몰래 눈물이 흘렀어
소리없이 날 따라오며 비춘건
Finally 날 알고 감싸준거니
처음 내 사랑 비춰 주던 넌
나의 이별까지 본거야
You're still my No.1
날 찾지 말아줘 나의 슬픔 가려줘
저 구름 뒤에 너를 숨겨 빛을 닫아줘(닫아줘)
그를 아는 이 길이 내 눈물 모르게
변한 그를 욕하진 말아줘 니 얼굴도 조금씩 변하니까
But I miss you 널 잊을 수 있을까
(Want you back in my life, I want you back in my life)
나의 사랑도 지난 추억도 모두 다 사라져 가지만
You're still my No.1
보름이 지나면 작아지는 슬픈 빛
날 대신해서 그의 길을 배웅해줄래
못다전한 내 사랑 나처럼 비춰줘
가끔 잠든 나의 창에 찾아와 그의 안불 전해 줄래
나 꿈결 속에서 따뜻한 그의 손 느낄 수 있도록
하지만 오늘밤 날 찾지 말아줘 나의 슬픔 가려줘
저 구름뒤에 너를 숨겨 빛을 닫아줘
그를 아는 이 길이 내 눈물 모르게
보름이 지나면 작아지는 슬픈 빛
날 대신해서 그의 길을 배웅 해줄래
못다 전한 내 사랑
You're still my 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