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보다 느린 내가 러너..?
가을쯤부터 야외에서 꾸준히 슬로우 조깅을 하다
여러 문제로 지금까지 달리기를 쉬었다
쉬는 동안 다시 달리기를 몇 번 시도해 봤지만
그 시도는 불발로만 그쳤다
어느 날은 날이 너무 추워서,
어느 날은 무릎이 너무 아파서,
어느 날은 도저히 나가고 싶지 않아서,
그냥 다 핑계였다
많이 풀린 날씨,
대보름에 개기식이 일어난다는 소식에
아 달 보러 나간 김에 뛰어야겠다는 생각에
옷장 속에 몇 달간 박혀있던 운동복들을 꺼내 입고
집을 나섰다
아직 체온이 많이 오르지 않아 그런가
바람은 차갑기만 했고,
내 코는 시렸다
달을 보러 나왔다는 말이 무색하게
달은 구름에 가려져 있었는데
그런 하늘을 바라보며 발을 떼봤다
몇 달을 쉬어서일까
아니면 체중이 늘어서일까
다리는 천근만근이고
슬로우조깅을 하는 건지 제자리 걷기를 하는 건지
모를 뜀을 뛰어봤다
예전 같으면 그래도 조금 뛰면 다리가 가벼워지는
느낌이라도 들었을 텐데
너무 과거였나?
다리가 가벼워지는 느낌은 무슨,
점점 더 무거워지기만 했다
그러나 내 다리가 무거워지는 느낌과 반대로
내 기분과 내 마음은 가벼워지고
달을 가렸던 하늘의 구름도 서서히 비켜나기 시작했다
진짜 나이스 타이밍 아닌가..?
운동을 마무리할 때까지 내 다리는 여전히 무거웠지만
앞으로 점점 가볍게 만들어 나가야지
개기식 아래로
거북이보다 느린 뜀을 뛰며
슬로우 조깅을 다시 시작하게 된 나를 응원하며,
거북이처럼 꾸준히 해야겠단 다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