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경계 Liminal

이 글은 브런치북 출판 콘테스트 출품을 목표로 집필된 작품입니다. 공모전을 목표로 하다 보니, 업로드 이후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이 계속 눈에 띄었고, 그때마다 여러 차례 수정을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핵심적인 논지나 구조는 변하지 않았지만, 문장과 단어, 강조의 리듬까지 손이 많이 갔습니다. 이미 읽어주신 분들께는 감사드리며, 혹시 다시 정주행 해주신다면 이전과는 또 다른 감각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난달, 관리사무소 일을 그만두고 거의 삶을 포기한 상태에서 이 글을 썼습니다. 그나마 감당할 수 있는 일이리라 기대했던 사무보조 일자리조차 구해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이것이 나에게 남은 유일한 통로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글을 썼습니다. 단지 무언가를 드러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존재를 확인받기 위해서. 사유는 철학이기 전에 생존이었고, 이 시리즈는 그 흔적입니다. 부디 이 글이 공모전에 당선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단지 보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사유가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혹시 이 글 속에서 낯선 용어나 개념이 있었다면, 그것은 친절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감각을 통해 사유를 유도하고자 하는, 하나의 거리 두기 방식이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기술 이론서가 아니라, 몸의 감각을 통해 밀려온 사유를 문장으로 옮긴 철학적 에세이입니다. 계산주의(Computationalism),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AGI(범용 인공지능), ANI(협소 인공지능) 등의 용어는 인공지능 분야의 개념들이며, 이 글에서는 그 대비나 함의를 통해 인간과 기술의 경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이끌어내기 위해 인용되었습니다. 본문 안에서는 그것들을 개념으로 설명하기보다, 감각의 맥락 속에 위치시키려 노력했습니다.


형식적으로도 이 시리즈는 질문, 선언, 해석이라는 문법이 섞인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부 회차의 제목은 의문형으로, 일부는 단정적 서술로, 또 어떤 것은 자기 고백의 어조로 이어집니다. 이 형식의 차이는 미완성의 흔적이 아니라, 사유의 리듬이 유기적으로 전개된 결과입니다. 질문은 형태를 바꾸고, 진술은 다시 질문이 되었습니다. 이 글은 문법으로 구성된 사유의 곡선입니다. 회차마다 형태는 달랐지만, 결국 모두 같은 질문을 서로 다른 각도로 비추고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 구조 안에서, 나의 리듬으로 이만큼 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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