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에세이 - 일본편
기치조지역에서부터 이노가시라 공원까지 걸어가는 길이 참 좋다.
적당한 번잡스러움에서 서서히 한적하고, 여유로워지는 게 좋아서 내가 일본에 살게 된다면 기치조지에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공원에서 살짝 벗어나면 깨끗하고 쭉 뻗은 골목이 나온다. 레고로 만든 마을처럼 크기도 비슷하고, 작은 정원을 갖춘 집이 나열해있다.
이웃집 나무가 서로 만나려고 하는 것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 사람이 잘 안 다니는 시간인지 중앙에 삼각대를 두고 사진을 남겼다.
모르는 사람 우편함에도 손대보기도 하고, 죄송합니다. 하하;
나는 빈티지 의상을 좋아한다. 그리고 중고 도서도 좋아한다. 새것만 좋아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살다 보니 가치관이 조금 바뀌었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게 좋다. 다른 누군가의 손을 거쳐 왔다는 사실도 좋다. 지금은 내가 갖고 있지만 또 필요한 누군가에게 우연히 닿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설렌다.
중고 도서도 마찬가진데 아이들하고 지내면서 더 강한 믿음이 생겼다. 표지가 지저분하고, 색이 바랜 책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다. 자주 손을 대고 좋아하다 보니 구겨지고 찢어지기도 한다. 테이프로 찢어진 곳을 붙이면서 애정이 묻은 책이란 생각에 웃음이 난다.
빈티지라고 해서 절대 저렴하지 않다. 리폼해서 완전히 재탄생하거나 더 이상 구하지 못하는 옷도 있다.
코엔지역 근처에는 상가가 몰려 있는 아케이드가 있다. 개인적으론 산책한다는 마음으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빈티지 느낌이 물씬 나는 상점을 만날 수 있다. 당일에 생각보다 많이 걸었고, 눈에 담느라 사진을 더 많이 못 찍은 게 못내 아쉽다.
※ 다른 이야기는 독립출판물 #또다시일본 에서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