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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무 Jul 12. 2024

<야옹시의 비밀글방> 6월 모임 돌아보기

초여름 바람을 새기는 월간 회고글 쓰기



글방지기 리무입니다. 일주일 중 가장 귀하고 설렌 금요일 밤에 글을 쓰게 되었어요. 지난 일이주간 스트레스가 유독 심했거든요. 일과 삶의 온오프모드도 고장이 나기 시작했어요. 낭만이 있을 거 같은 7월이 생각보다 버겁습니다. 그래서 금요일 밤에는 잠시 지난 6월의 마지막 토요일 오전으로 돌아가보려고 해요. 끝없이 미루다가 이제서야 6월 모임 후기글을 쓰기 위한 핑계가.. 맞습니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그날 품었던 감정들은 아직 마음에 새겨져 있어요.


6월 마지막 주말은 많이 덥지 않았어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이었죠. 이날은 네번째 야옹글방 모임이었는데 모처럼 신청자가 많아서 저는 조금 들뜬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런 일들 때문에 못 오시는 회원분들이 생겼습니다. 다시 작은 글모임이 되었네요. 그대신 지난 한달 간의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나눌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주어졌어요.



5월에는 여행을 가느라 참석을 하지 못했던 J님이 6월 모임에 참석해주셨습니다. 두 달 만에 뵀는데 그새 분위기가 한결 바뀐 느낌이었습니다. 계절이 바뀌어서 그런걸까요? 매달 참석해주시는 느긋한 몽상가님도 늘 쓰시는 다이어리와 노트북을 챙겨서 함께해주셨고, 새로운 회원 H님도 오셨습니다. 글방지기까지 넷이서 오순도순 나눌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J님의 6월에는 '그리스인 조르바'와 '이효리'씨가 있었습니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산책을 했을 정도로 여유롭게 계절을 즐겼고, 더 열심히 살 필요 없이 지금 삶이 단조롭고 참 좋다-고 이야기를 하시다가 바로 6월의 고민을 털어놓으셨어요. J님은 조르바가 말하는 '자유'의 개념, 그리고 이효리씨가 엄마와 함께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의 부모로부터의 자유에 대해 깊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숙제 하듯 산 것 같다는 고민이었는데요. 자식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우리 모두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 것 같습니다. 가족 또한 인간관계이니 풀리지 않는 인생의 난제에 포함되죠.


느긋한 몽상가님의 6월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꿈꾸는 삶을 고민하며 경제적 자립의 중요성을 깨닫고 계셨습니다. 일, 인간 관계, 만남, 참여하는 프로젝트 등.. 느긋한 몽사가님이 보내는 시간 속엔 수많은 배움으로 넘실거리고 있었습니다. 6월의 키워드로 '필사·사유', '만남', '경제적 자립'을 뽑았는데, 아무래도 느긋한 몽상가님은 꿈을 펼치기 위해 여름을 바삐 보낼거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새롭게 참여한 회원 H님의 글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쓰는 편지였습니다. 지금 나는 잘 지내고 있다는 안부인사의 글이었죠. 편지 속엔 남편과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었고, 대학원에서 상담심리를 공부하고 있다며 근황을 차분하고 단정하게 전하고 있었습니다. H님은 글감 나누기를 할 때 따로 운동을 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하신 이야기가 기억이 나는데요. 아버지에게 전하는 편지 속엔 바빴던 6월이 정돈이 되어 있어서 편지를 낭독하는 H님의 목소리만 들어도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H님의 지난 한달이 잘 정돈되었길 바라요.


귀한 금요일 밤에 지난 6월 모임을 그려보았습니다. 요즘 글방지기는 이래저래 고민이 많습니다. 글방은 어떻게 계속 운영할 수 있을지, 새로운 회원은 어디에서 모을지, 지금 하는 일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어찌되었든 올해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야옹글방이 열립니다. 오는 사람이 없더라도 혼자 가서 글 쓰려고요. 사실 새로운 회원분들을 계속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방을 통해 낯선 사람을 만나는 건 저에겐 꽤나 설레는 일이거든요. 회사일에 치이느라 우중충한 요즘이지만 7월 모임을 기대하며 설렘을 조금이라도 품어보려 합니다. 잠시 6월 야옹글방 모임을 하던 시간으로 다녀오고나니 거칠었던 이번주를 꽤나 잘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말에는 무더위 예보가 있더라고요. 무더위 속의 이야기를 들고 7월 마지막 주 주말에 만날게요.


<야옹시의 비밀글방>이 궁금해요!

- <야옹시의 비밀글방>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한평책빵과 리무의 서재가 함께하는 프로젝트입니다.
- 글쓰기를 통해 현재에 집중하고 텍스트에 몰입하는 문화를 만드는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유익한 커뮤니티를 운영합니다.
- 2024년에는 <열 달 아카이빙: 월간 회고글 쓰기>를 진행합니다.
-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쓰고 고치며 자신의 습작을 꾸준히 쌓아가는 활동입니다.
- 모임은 한평책빵에서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오전에 열립니다.(변동가능)
- 회원들이 본인의 글을 충분히 이야기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당분간 소수정예(6인)로만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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