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완주'를 주제로 한 글쓰기 모임
월요일을 앞둔 귀한 일요일이에요. 귀중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40도에 육박하는 날씨 때문에 온종일 기운이 없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요. 입맛도 없고 소화도 안되더라고요. 몸이 힘드니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들도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안 그래도 저는 심한 집순이인데 외출 횟수가 더더욱 줄었으니 내면이 더 괴롭더라고요.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서 어제 있었던 모임 정리글을 빠르게 마무리 해볼까 해요.
어제 오전에는 야옹글방 7월 모임이 있었어요. 요즘의 날씨가 딱 맞게 '무더위 속, 완주'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열악한 상황에서 한 가지 일을 끝까지 완수해낸 경험을 나누는 시간이었는데요. 참여자는 적었지만 오순도순 각자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충분해서 여유롭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공익활동가로 지내고 계신 S님은 <활동가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지어주셨어요. 최근에 강연을 나가게 되면서 활동가 생활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으셨다고 해요. 활동가의 삶을 걷게 된 갭이어 경험으로 시작해서, 자주 듣게 되는 질문으로 글을 구성해주셨어요. 단순 거대담론이나 희생정신만으로는 활동가 생활을 지속하기 어렵고, 가족의 든든한 지지, 그리고 경제관념을 재정비 할 필요성을 알려주셨어요.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지점은 '사람 자본'의 중요성에 관한 부분이었어요. 저도 수년간 커뮤니티 사업을 운영해보고, 다른 커뮤니티에 참여도 해보면서 사람 자본이 무척 중요하다는 건 알고는 있었는데요. 사람의 마음이란 모래알 같아서 '이쯤이면 잘 쌓았어-.' 싶다가도 순식간에 없어져 버리더라고요. 아직 저에겐 인적 자본을 쌓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비정기모임에 이어 재방문 해주시면 M님의 이야기예요. M님은 <4개월 간의 무더위를 견디며>라는 제목으로 지난 겨울~올 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보낸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소중하게 가꿔온 관계와 일터 모두 새롭게 바꿔야만 했고, 변화가 올 때까지 버텨야만 했던 막막한 감정을 글 속에 꾹꾹 담아주셨어요. M님이 지나온 물리적 시간은 겨울이었지만, 마치 물러나지 않고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 같은 기간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난한 시간을 건너온 M님 앞에 어떤 새로운 계절이 수확을 안겨줄지 기대되는 내용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는 <억울하고 서러운 모난 돌>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지었습니다. 저도 짧기도 하고 길기도 했던 '완주할 때까지 버텨야만 하는' 사건들이 여러 번 있었는데요. 어제 모임에서 탁! 하고 떠오른 사건은 스물 한 살에 동아리 운영진으로 지낸 1년의 기간이었어요. 체력적, 업무적인 힘듦 보단 관계 속에서의 마찰이 어찌나 고단하고 무거웠는지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더 잘 할수 있을거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더라고요. 성인이 된 후 인간관계의 뜨거운 맛을 제대로 경험했던 한해였는데요. 한이 참 많이도 맺혔나봐요. 글을 쓰다보니 별의별 에피소드와 감정들이 주렁주렁 달리더군요. 이번 글은 시간을 가지고 퇴고해보려고 해요.
날이 덥고 무기력하지만 확실히 글을 쓰고 나니 뿌듯하고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 같아요. 다음 달은 마지막 주 토요일에 가족 행사가 있어서 정기모임 대신 비정기모임으로 운영할 계획이에요. 다음 모임에서는 조금 더 선선한 날씨 속에서 피로와 무기력감을 떨치고 만나요. 여러분들만의 좋은 글, 재미난 사연 기다리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