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지망생 흙감자

추구미와 도달가능미

by 계란지망생 흙감자

추구미=불가능해 보이는 완벽


한 때는 대체불가능한 능력을, 누구나 반하는 외모를, 흠 잡을 데 없는 인품을 꿈꿨어요. 그런 완벽함을 꿈꾸는 건 열심히 노력할 동력이 되어주었지요.


하지만 한편으론 현실을 알아갈 수록 좌절할 수 밖에 없어졌어요. 거울을 보면 흙투성이에 울퉁불퉁한 감자가 보이는데, 무얼 하더라도 제가 동경하는 뽀얗고 매끈한 달걀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무력감이랄까요.


도달가능미=노력하면 될 지도 모르는 것


저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고 굳게 믿던 사람이었어요. 서울대가 아니면 고졸이나 다름 없고, 44사이즈가 아니면 보통이든 비만이든 고도비만이든 무차별하고, 경제적 자유를 줄 만한 급여가 아니면 그깟 푼돈은 의미 없다고 느꼈죠. 제 모든 노력은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아 허탈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저와 비슷한 조건을 가졌는데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그들은 저처럼 완벽한 이상향을 꿈꾸기보단 도달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들을 하나씩 달성하면서 행복해하더라고요.

추구미는 어렵더라도 도달가능미라도 가보자고


감자를 아무리 깨끗이 씻고 껍질을 벗겨낸다해도 매끈한 계란처럼 되긴 어려워요. 그렇지만 흙이 잔뜩 묻고 옹이투성이인 감자보다는 매끈해지는 것도 사실이죠.


저는 오랫동안 계란이 아니면 깐 감자 따윈 의미없어!라며 할 수 있는 것들을 부정하며 살아왔는데 이제는 조금 바뀌어보려합니다. 적어도 최선의 나(Best version of me)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해봐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사실 깐 감자가 되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피를 깎는 노력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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