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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나 Jun 19. 2024

박진영 무대를 보며

진심이라는 것

01

조금 지난 한 달 전 이야기이지만

음악을 듣다 생각나서 글을 써본다. 


지난달 5월에 있었던 동문 아카라카 축제에 

JYP엔터테인먼트 수장이자 가수 박진영이 나왔다. 


박진영은 연세대학교 지질학과 90학번으로

연대 동문이기도 하다. 


02

박진영은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바로 전 순서는 무려 싸이였다. 


페스티벌의 성격 상 이미 공연이 5시간 넘게 진행된 상황이었는데,

원래 타임테이블보다 공연이 딜레이 돼서 

싸이 공연이 끝날쯤엔 이미 밤 10시 정도였다. 


박진영의 무대 세팅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모든 조명이 암전 되고  영상이 나왔다. 


시간이 늦었고 다음 날 출근도 해야 하지만

그래도 박진영 무대까지 보고 가자 해서 좀 더 있기로 했다.


03

그런데 영상이 끝날 기미가 안 보였다. 

보통 무대 사이에 쉬어가는 타임으로 영상이 나오기는 하지만

정말 15분, 20분이 지나가도록 영상만 나왔다. 


모든 조명이 암전된 상태였기에 

축제는 끝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다 지쳐 자리를 떴다. 


영상이 끝나고 나서도 무대 세팅이 완료가 되지 않아

사회자가 나와 설명을 해줬다. 


박진영 씨가 다른 것도 아니고 동문 아카라카여서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밴드를 통째로 데리고 왔다 

시간이 걸리는 만큼 멋진 무대가 있으니 기다려달라 

하는 내용이었다. 


04

무대 뒤편을 보니 정말 밴드를 비롯해서 

코러스까지 준비를 하고 있었다. 


보통 축제에서는 AR을 트는 것을 생각하면

평범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이다. 


마치 박진영 콘서트를 하는 줄 알았다. 

처음에는 생각이었다. 


여기는 개인 콘서트가 아니라 학교 축제인데,

사람들 기다리게 하고 이게 뭐 하는 건가 

밖에서 내내 비 맞아서 춥고 배고프고 힘들어 죽겠는데

가수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05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공연이 시작되었다. 

막상 공연이 시작되자 

한두 곡만 듣고 가려고 했던 마음이 완전히 바뀌었다. 


일단 라이브로 들리는 밴드 사운드가 확실히 좋았고,

밴드 라이브보다 놀라운 건 춤추면서도 흔들림 없는 

박진영 님의 라이브였다. 


딜레이가 된 만큼 여러 곡을 연달아서 쭉 불렀는데

(그것도 혼자서! 솔로로!)

정말 노래를 잘 불렀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에게 뭐라 그럴만했다. 


06

무엇보다 무대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god의 촛불하나라는 노래도 불러줬는데

직접 작사를 한 곡이라서 그럴까?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닿았다. 


워낙 유명한 곡이라 알고는 있었지만

마치 새로운 곡처럼 느껴졌다. 

가사를 듣다 보니 촛불하나는 방황하는 청춘들을 위한 곡이었다. 

(집에 와서 들어봤는데 곡의 인트로 내레이션에도 대놓고 나온다.)


박진영 님이 공연 중 말한 멘트가 아직도 마음에 맴돈다. 



여러분, 저도 여기서(연세대) 꿈을 꿨습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07

지금의 JYP에게도 나와 같은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다른 가수들의 무대는 

'와 멋지다. 멋있다. 예쁘다' 

이런 느낌이었다면


박진영의 무대는 뭔가 울림이 있었다. 

후배들에게 좋은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더 많이 준비하고 신경을 쓴 게 느껴졌다. 


진심이라는 것,

그것은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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