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레퍼런스 체크에서 무엇을 확인하려 하는가
"채용 프로세스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레퍼런스 체크를 안내드립니다. 해당 내용은 채용 여부에 대한 참고 자료로 활용됩니다."
컬처핏 인터뷰를 마무리하고 다음 날, 레퍼런스 체크 안내 메일과 문자가 날아왔다. '오, 레퍼 체크는 말로만 들었지 내가 직접 하게 될 줄이야.' 기쁨도 잠시, 곧 당황스러움이 밀려왔다. 회사를 다니며 레퍼런스 체크를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다음 날까지 세 명을 지정해야 한다니, 누구에게 부탁해야 할지 난감했다.
우선 내가 이직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어려운 분들(현재 팀인 인사팀)은 제외해야 했다. 나와 협업을 했거나,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을 떠올려봤다. 그렇다고 단순히 친한 사람을 적을 수도 없었다. 나의 업무 방식과 강점, 함께 일했던 시간을 바탕으로 나를 설명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단순 평판 조회가 아니라 면접에서 다 확인하지 못한 직무 전문성의 깊이와 개인적 특성을 보완적으로 검증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나에 대해 직접 묻는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꽤 민망했다.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었다. 몇 년의 직장생활을 하며 레퍼 체크를 부탁할 사람이 전혀 없다면, 그것 역시 인간관계의 문제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레퍼 체크는 단순 뒷조사가 아니라, 직장생활 속에서 쌓아온 신뢰와 네트워크를 확인하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누구를 선정할지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첫 직장에서 오래 근무했기에 후보군은 오히려 선명했다. 같은 팀에서 함께 일했던 부장님과 과장님, 그리고 과거 팀에서 고생과 성장을 함께 겪었던 후배가 떠올랐다. 다행히 일 년에 한두 번은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기에 어색하진 않았지만, 레퍼 체크를 부탁드리려니 괜히 머쓱했다.
안부를 묻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우와, 밥 얻어먹는 날이 오는 건가요?”, “언제든 가능하죠. 핵심인재로 보이게 잘 이야기해 드릴게요.” 농담 섞인 답장 속에서도 든든함이 느껴졌다. 선배들은 역시 선배들이었다. 나를 잘 알고 조직 경험도 많은 분들이기에 억지로 말을 맞출 필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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