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은 덜어내고 자연스러운 나를 드러내기
한 회사에 오래 머물다 보면 ‘면접’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어진다. 익숙한 업무, 익숙한 동료, 익숙한 시스템 안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면접장은 남의 이야기가 된다. 그러다 다시 구직 전선에 뛰어들려 하면 묘한 두려움과 부담감이 밀려온다. 신입 시절에는 서툴러도 괜찮았다. 처음이니까, 경험이 없으니까, 부족해도 이해받을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몇 년의 조직생활을 거친 경력직은 다르다. 이제는 전문가라고 불리기 때문에 실수하면 더 민망할 것 같고, 해온 일은 많은데 그것을 말로 충분히 증명하지 못하면 자괴감마저 든다.
그래서 경력직 면접은 신입 면접보다 더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상대방도 스스로도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 주변의 시선, 스스로에 대한 자존심까지 고려하게 된다. 그래서 이직을 생각하더라도 막상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더 나은 환경을 원한다면, 성장이 정체되었다고 느낀다면, 혹은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다면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움직여야 한다. 로또를 사지 않으면서 당첨을 바랄 수는 없지 않은가.
부담감을 딛고 막상 몇 번의 면접을 경험하고 나면 오히려 다른 사실을 알게 된다. 경력직 면접은 생각보다 덜 어렵다. 신입 시절의 면접이 일방적으로 평가받는 자리였다면, 경력직 면접은 보다 대등한 위치에서 대화하는 자리에 가깝다. 조직생활을 하며 나에 대한 메타인지도 생겼고, 증명할 수 있는 프로젝트와 결과물도 있다 보니 대화의 방향이 훨씬 명확하다. 내가 어떤 일을 해왔는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인지,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는 사람인지 이야기할 재료가 충분하다. 동시에 나 역시 회사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면접 말미에 “궁금한 점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택권은 회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에게도 있다.
특히 실무 면접은 더 그렇다. 함께 일하게 될 사람들이 면접장에 나온다. 대부분은 미래의 상사이거나 긴밀히 협업할 동료다. 결국 서로가 확인하는 것은 역량만이 아니다. 이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지,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 건강하게 풀어갈 수 있는지, 업무 방식의 결이 맞는 사람인지 살펴본다. 그래서 경력직 면접의 성패는 ‘대화다운 대화’가 되었느냐에 달려 있다고 느꼈다. 어딘가 소개팅과 닮아 있다. 첫 만남의 공기는 긴장되지만, 대화가 자연스럽게 흐르고 서로의 말에 웃음이 생기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면접을 보려면 먼저 면접 기회를 얻어야 한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단계를 건너뛴다. 더 좋은 회사로 가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채용 공고는 거의 보지 않는다. 이직을 원하면서 기회를 만들지 않는 것은 로또를 사지 않으면서 당첨을 기대하는 일과 비슷하다.
나는 출퇴근길에 주로 채용 플랫폼을 열어보았다. 리멤버, 원티드, 사람인, 잡코리아를 오가며 공고를 훑었다. 채용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말은 많았지만, 꾸준히 들여다보면 의외로 기회는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좋은 회사가 어디 있을까'를 찾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질문이 달라졌다. 내가 어떤 환경에서 더 잘 일할 사람인지, 다음 회사에서는 무엇을 얻고 싶은지 등 단순히 '붙을 만한 곳'이 아니라 '가고 싶은 이유가 있는 곳'을 찾으려 했다. 근무지, 업무 범위, 조직 문화, 성장 가능성, 현재 회사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지의 관점으로 공고를 읽고 지원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