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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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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이 Sep 07. 2022

이게 사랑이라면

이게 사랑이라면

나는 사랑을 해본 적이 없어요

이게 사랑이라면

나에게는 당신이 첫사랑이겠죠

내 짧지만은 않은 인생에서 참 많은 것을 해봤다는 게, 그래서 당신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 좋았고 그래서 당신과 처음 할 수 있는 일들이 줄어듬에 슬펐는데. 첫 사랑을 당신과 할 수 있음에 뒤늦게 참 좋았어요.

나는 낯선 땅에서 외딴 방에서 모든 일들을 다시 그리곤 해요. 요즘 들어 매 순간 당신을 생각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는데 그건 내가 당신이라는 사람을 다 소화시켰기 때문에, 그래서 내가 살아가는 것이 당신을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나는 작은 설렘을 꾸준히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람인데 그게 가능한 이유는 당신이 나에게 주는 꾸준한 설레임 덕분인이라는 것도.

나는 운명을 믿지 않아요. 하늘이 점지해준 사랑과 인연은 없다고 생각하거든. 그런데 그건 내가 바로 그 운명을 경험해본 적 없기 때문임을. 그래서 내가 오만했기 때문임을 인정할게요.

내 넓은 바다와 같은 마음이 당신을 조금 더 풍요롭게 하기를. 당신의 무한히 자유로운 바람과 같은 마음이 나를 항상 새롭게 하기를.

우리는 바다와 바람처럼. 누군가가 점지해준 건 아니겠지만  넓은 땅에서 우연히 만나 그렇게 서로와 서로에게 영원히 파도를 만들며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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