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댁린다가 읽어주는 [옛날 옛적에]-제1화

황금빛 암탉

by 쿠바댁 린다


어제는 오후부터 왼쪽 눈이 몹시 아파서 글을 쓰지 못했는데 오늘은 머리가 절 힘들게 하네요. 노트북이나 핸드폰에 집중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눈은 한 번씩 아팠지만 머리가 아픈 건 오랜만인 듯해요. 땡볕에 세 시간을 걷고 와서 두 시간 동안 휴식을 취했는데도 여전히 머리는 묵직해요.


머릿속에 맴도는 이야기는 여러 개가 있는 데 글로 쓰려니 집중력이 몹시 요하는 일이라 이 머리 상태로는 힘들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녁을 먹고 남편과 이야기를 하던 중 갑자기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글이 번쩍 떠올랐어요.


며칠 전에 남편이 시댁에 다녀오면서 책을 몇 권 가지고 왔는데요. 남편이 어릴 적에 읽었던 책들이라고 해요. 피델 카스트로의 전기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의 게릴라 생활에 관한 두껍고 혁명적인 내용의 책은 저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그냥 표지만 보고 덮어두었어요.(그리고 요새 공산당들이 하는 게 좀 마음에 안 들기도 하고요.)


나머지 책들은 어린 왕자를 비롯한 네 권의 동화책들이었는데 그중에서 하나가 내 눈에 들어왔어요. 1999년도에 발행(개정판)이 된 Herminio Almendros라는 쿠바 작가가 쓴 <옛날 옛적에>라는 제목의 동화책이었어요.


이 책은 53편의 작은 이야기들로 엮어져 있어요. 대강 살펴보니 내용도 간단해 보이고 재미도 있어 보여서 한 편을 적고는 소리를 내어 읽어 보았어요. 내용도 귀여운데 교훈도 있어요. 그래서 여러분들께 쿠바 동화 한 편을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함께 감상해 보실까요?








La Gallinita Dorada
황금빛 암탉


La Gallinita Dorada estaba picoteando en el patio y se encontró un grano de trigo:
황금빛 암탉이 뜰에서 쪼고 있다가 밀알 하나를 발견했어요.
-¿Quién quiere venir conmigo a sembrar este grano de trigo?
누가 나랑 이 밀알을 심으러 갈 테야?
Y dijo el pato:
그러자 오리가 말했어요.
-Yo no iré.
난 안 갈 거야.
Y dijo el pavo:
그리고 칠면조도 말했어요.
-Yo me cansaré.
난 쉴 거야.
Y dijo la Gallinita Dorada:
그래서 황금빛 암탉이 말했어요.
-Yo solita lo sembraré.
그럼 나 혼자 심으러 가야겠네.

Cuando el trigo estuvo crecido y maduro, dijo la Gallinita Dorada:
그 밀이 자라나서 단단해지자, 황금빛 암탉이 말했어요.
-¿Quién quiere venir conmigo a llevar el trigo al molino?
누가 나랑 함께 이 밀을 제분소에 가져갈 테야?
Y dijo el pato:
그러자 오리가 말했어요.
-Yo no iré.
난 안 갈 거야.
Y dijo el pavo:
그리고 칠면조도 말했어요.
-Yo me cansaré.
난 쉴 거야.
Y dijo la Gallinita Dorada:
그래서 황금빛 암탉이 말했어요.
-Yo solita lo llevaré.
그럼 혼자 가져가야겠네.

Cuando el trigo estuvo molido y hecho harina, dijo la gallinita:
밀이 제분이 되어 밀가루가 되자, 황금빛 암탉이 말했어요.
-¿Quién quiere venir conmigo para hacer pan de la harina de trigo?
누가 나랑 이 밀가루로 빵을 만들러 갈 테야?
Y dijo el pato:
그러자 오리가 말했어요.
-Yo no iré.
난 안 갈 거야.
Y dijo el pavo:
그리고 칠면조도 말했어요.
-Yo me cansaré.
난 쉴 거야.
Y dijo la Gallinita Dorada:
그래서 황금빛 암탉이 말했어요.
-Yo solita lo amasaré.
그럼 나 혼자서 만들어야겠네.

Cuando el pan estuvo cocidito y dorado, dijo la gallinita:
빵이 노릇노릇 구워지자, 그 암탉이 말했어요.
-¿Quién quiere comerse conmigo el buen pan de harina de trigo?
누가 나와 같이 이 맛있는 빵을 먹을 테야?
Y gritó el pato:
그러자 오리가 소리쳤어요.
-¡Yo, que soy tu amigo!
나, 난 네 친구잖아!
Y gritó el pavo:
그리고 칠면조도 소리쳤어요.
-¡Yo, que siempre lo he sido!
나, 항상 네 친구였잖아!
Pero la Gallina Dorada gritó:
그러자 황금색 암탉이 소리를 쳤어요.
-¡No, no y no! El pan es para mis pollitos que son chiquitos, y para mí. ¡Tiii, till, tiiii!
아니, 아니 아니! 그 빵은 나의 병아리들과 나를 위한 거야. 퉤 퉤 퉤.








어린이 동화책이다 보니 반복적인 단어가 계속 나오고 문장 자체가 단순해서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분들에게도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제 수준에도 딱 맞고요. :-)


이 글에 등장하는 오리와 칠면조 같은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보면 가끔 혹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힘들 때에는 도와주지 않다가 나의 상황이 좋아지면 쓰윽 다가와서 친한 척하며 내가 가진 것을 슬쩍하려는 얌체 같은 사람들 이겠죠? 그럴 때면 황금색 암탉처럼 똑 부러지게 접근 금지를 시켜야 해요.


그리고 저 또한 오리나 칠면조 같았던 적이 없었나 한 번 돌아보게 되었어요. 머리가 띵해서 생각은 나지 않지만 그런 일이 없었길 바래요. 만약 있었다면 앞으로는 안 그래야겠어요.


귀여운 쿠바 동화 한 편으로 잠시 머리를 식히시고 미소를 지으셨길 바래요. <옛날 옛적에>를 읽다가 또 귀여운 이야기가 있으면 공유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