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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린다에레스 Dec 08. 2022

엄마를 2년 반 만에 만나러 간다 2

드디어 만나게 되는 걸까

엄마를 못 만난 2년 반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그 사이 나는 거주지를 옮겼고-

이직에도 성공했다


사실 엄마를 만나지 않은 2년 반 동안 엄마에게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어서

나에게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게 사실이다


기존에 엄마를 한 달에 한번 만나러 가면

만나고 나서 내 마음이 너무 무너져 버려서 일주일 동안 몸이 아프거나 우울했다

만날 때마다 점점 쇠약해지는 엄마의 모습과

점점 이상한 말을 하거나, 면회시간이 지나가려고 하면 병원에 있기 싫다고

함께 데려가 달라고 애원을 하는 모습을 볼 때에

내가 엄마를 너무 안 좋은 환경에 모시는 게 아닌가


내가 편하게 살자고, 내 삶을 누리기 위해서

엄마를 병원에 맡기고 일상을 보내는 것이 죄책감이 느껴졌다

마치 엄마를 고려장 하고 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엄마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고

병원비를 매달 병원에 내려 가도, 만날 수 없다 보니-

뭔가 무소식이 희소식이랄까

엄마는 항상 비슷한 상태라는 병원의 말만 들을 수밖에 없었고

엄마를 자주 보지 않다 보니 마음 한편에 무거웠던 엄마라는 짐을 덜 어버렸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나는 가족으로서 해야 할 의무인 병원비에 대해서만

소임을 다하면서, 엄마에 대한 생각과 걱정, 고민은 잠시 뒤로하고

내 커리어에 대해서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 2년 동안 내 일에 집중한 결과 이제 내외부에서 인정받는 일을 진행하고 있고

10여 년의 직장 생활 중에 가장 많이 성장한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중간중간 엄마 상태가 조금 안 좋아요 연락이 오면

마음이 무너질 때가 많았는데


최근 4월에 엄마가 코로나에 확진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마음이 좀 힘들었다

엄마가 새로운 병원으로 가면 힘들어하는 걸 알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코로나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을 가게 되었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새로운 병원에서 홀로 지내야 한다는 게 마음이 너무 걸렸다


안 그래도 기저질환도 심하고 몸이 쇠약해져 있는 상태인지라

코로나로 인한 합병증이 생기면 어떡하나

엄마가 돌아가시게 되는 걸까. 장례식을 어떻게 해야 하나 별의별 생각을 다했는데


생각보다 엄마는 강했다

2년 동안 엄마를 못 만났는데 엄마가 갑자기 그렇게 되시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2년 동안 얼굴도 못 보고 제대로 장례도 못 치르게 되려나 별의별 걱정을 다했지만

엄마는 무사히 코로나를 이겨내고 다시금 원래 있던 병원으로 돌아오셨다


7월, 드디어 면회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고

2년 반 만에 엄마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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