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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나 Jul 30. 2021

10대 꿈을 향한 아이돌 연습생이 보여준 인생 교훈.

<라우드> 오디션 프로그램 참여한 두 연습생 이야기.

1.  예전에 오디션 프로그램을 한참 재미있게 보던 때가 있었다. 그중의 제일은 K팝 스타에 나왔던 로이킴과 정준영이 나왔을 때였던 것 같다. 지금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하여 TV에서 보진 못하지만 당시에는 그 둘은 도전자들 중 가장 핫한 인물들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부터 한참 대결구도의 오디션 프로그램의 행진이 계속되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재미가 예전같이 않았다. 방송국에서 경연 프로그램을 너무 남발한 탓인지,  시국이 어려워서 인지, 작년부터 쯤 <미스 트롯>에 밀려 아이돌 경연 프로그램도 한물간 듯했다.

그러던 중 TV에서 <Loud>라는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의 광고를 우연히 보았다. 싸이와 박진영이 팀을 만들어서 배틀도 하고 개인 평가를 통해 상대방 팀의 멤버를 자신의 기획사로 데려가기도 한다고 한다. 시간이 된다면 꼭 한번 보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TV를 틀었는데 때마침 <라우드>가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당시에는 한국에서 아이돌이 되기를 너무나도 꿈꾸는  일본 무용전공 학생의 오디션이 막 진행되고 있었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때부터 미래까지 보장된 좋은 학교를 잘 다니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아이돌이 되고 싶단 오직 그 꿈 하나로 자신의 가족, 나라, 집, 학교를 떠나 홀로 한국에 왔다. 그것도 정해진 기획사도 없이 말이다. 그는 현재 17살, 올해까지가 그가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한해였다. 부모님과 한국 오기 전 18살까지만 꿈을 위해 노력해보고 그 이후엔 포기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한다.


드디어 오디션이 시작됐다. 보는 내가 다 떨린다. 아니 그놈의 아이돌이 뭐길래 저 어린 학생이 자신이 가진 그 많은 소중한 것들을 뒤로하고 갖지 못한 그 하나를 위해 무모하리만큼 달려오게 만들었냔 말이다. 얼마나 꿈이 간절한지 시청자인 나도 애가 탔다. 결과는 합격이다. 그 친구의 눈빛에 간절함이 보였다고 한다. 그렇다. 싸이도 박진영도, 시청자인 나도 그의 눈빛과 몸짓에서 꿈을 향한 열정과 간절함을 느꼈다. 그의 간절함은 말하지 않아도 타인에게까지도 온전히 전달됐다.


그저 단순한 오디션 프로그램 하나가 내 맘에 파장을 일으킨다. '저렇게나 무언가가 간절한 때가 있었는가.  그저 자신의 꿈 하나만 믿고 무작정 앞으로 달려간 적이 있는가.'  '저렇게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어그러졌을 때 그는 자신이 그동안 포기했던 것들에 대해 진정으로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그의  목표를 향한 무모하리만큼 강렬한 열정과 노력에 절로 박수가 나왔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진정으로 갈망하는 그의 바람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보는 나까지 눈이 촉촉해지고 코끝이 시큰해진다.

'맞다. 저런 도전도 어릴 때, 저 나이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이다. 더 나이가 들고 세상을 알게 되면 내 꿈과 열정에 무작정 올인하기보다는 더 쉬운 길을 택하고 나의 꿈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하게 되거든.' 

그 친구가 꼭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그날 10대 청소년의 간절한 꿈이 어른인 나에게 많은 메시지를 주었다.


2.' 5년간의 연습생 시절을 보내고 냉동고에서 이제 나온 미래 기대주 18살, 이계훈.'

이 친구는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인다. 알고 보니 JYP에서 연습생 생활을 5년간 했다고 한다. <스트레이 키즈>에 참여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으나 놓쳤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다음 기회를 생각하며 계속 노력하고, 연습하며 기다렸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에 도전한 <라우드> 오디션. 다시 찾아온 기회이다. 그에겐 앞으로 미래에 방향을 결정하는데 많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한다. 오디션은 시작됐다. 셔플댄스로 자신의 일과를 보여준다고 하는데 보는 순간 "헐" 진짜 너무 잘했다. '저게 연습생이라고?'


다음으로 본격적인 그의 실력을 보여줄 차례였다. 댄스를 보여줬다. 입이 쩍 벌어졌다. 시작 전 뭔가 자신 없어 보이는 모습과 달리 매력 폭발에, 몰입력도 최고이고, 춤도 너무 잘 췄다.  아니나 다를까 심사위원 싸이도 5년 내공이 있어 너무 탄탄하고 진짜 잘한다며 박진영에게 왜 저런 친구를 데뷔를 안 시켰냐고 한마디 한다. 결국 싸이가 캐스팅했다.


사실 말이 좋아 5년이지 5년 동안 보장된 약속도 없이 언제 데뷔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지속적으로 오직 꿈꾸는 나의 미래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언젠간 기회가 온다는 믿음을 갖고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썼던 표현처럼 이젠 멈춰있던 '냉동고'에서 깨어났다.


인생에서 누구에게나 터널 같은 시간이 있다. 나도 그랬다. 당시 이 터널은 도무지 끝이 안보였다. 끝을 기다리며 계속 걸어가느니 차라리 그 자리에 주저 않아 그 안에 묻혀버리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한때 친했던 직장동료가 있었다. 그녀 또한 인생의 힘든 일을 겪어본 탓에 내공이 만만치 않은 동료였다. 우리는 힘든 시간을 함께 했었다. 그때 그녀는 자신에게 그리고 나에게 말해 주었다. "언젠간 이 터널은 끝난다. 그니까 버티다 보면, 계속 멈추지 않고 가다 보면 터널은 끝난다." 우리는 마치 광야에 한가운데 서있던 것처럼 믿음으로 기다리며 나아갔다.

정말 터널은 끝났다.

당시 이해할 수도 없고, 언제 끝날지도 모를 나에게 찾아온 터널. 그때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그저 믿음과 희망을 갖고 나아가는 것뿐이었다. 그 연습생 아이돌이 그랬던 것처럼. 비록 그 시간은 짧지 않았지만 결국 나의 긴 터널은 끝이 났다. 혹 인생의 터널 한가운데 서있다면, 광야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멈추지 말고,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나아가라. 그 터널은 반드시 지나가고 끝이 날 것이니.


그 이후로는 육아로 인해 다음 편을 챙겨보진 못했지만 예상컨대 그 친구는 결국 그 길었던 5년이란 어두운 터널을 지나 밝은 길로 나왔을 것이다. 그 시간이 그에게 가져다준 내공은 감히 누구와도 견줄 수도 없는 그만의 고유한 무기가 되었을 것이다.  이제 맘껏 그 자신을 드러내며 앞으로 아이돌로써 멋진 활약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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