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린지 Lindsey Dec 05. 2022

I do

I do

  이유식 러버 라은이가 무슨 일인지 부쩍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식어서 그런가? 배불러서 그런가? 모자라서 그런가? 몇일 째 관찰을 해보아도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숟가락을 두고 줄다리기하듯 실랑이하는 라은이와 나의 손이 보였다. 이리저리 묻히고 흘릴까봐, 숟가락이 너무 깊이 들어가서 헛구역질을 할까봐 조바심에 숟가락을 더 꽉 쥐는 엄마와 있는힘껏 당기는 라은이의 팽팽한 접전.     


  한번 그냥 놔줘볼까? 손에 힘을 풀었다. 거짓말처럼 평온해졌다. 스스로 입에 넣었다가 뺐다하며 맛있게도 먹는 라은이. 절대 안놓을것 같았는데 다 먹으니 알아서 숟가락도 내려놓는다.('던진다'가 좀 더 적절한 표현이겠지만ㅋㅋㅋ) 매사에 스스로 하고자 하는 성향을 가진 아이에게 너무 힘주어 대한 나의 통제가 아이를 울게 한 원인이었던 것이다.     


  젖 먹을때부터 누가 짜주거나 도와주면 손을 탁 치며 혼자서 해내려고 했던 아이. 우연이겠거니 했던 행동들이 어느 정도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 아이가 가진 고유의 기질이란 것들이 드러나나보다. 성장 시기별 일반적 특징을 육아서적에서 배웠다면, 아기 개개인이 가진 기질과 언어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 반응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은 오롯이 양육하는 부모의 몫임을 깨닫는다.     


  밥, 잠, 똥 뿐이던 아기의 욕구가 하루하루 다양해지면서 겨우 익힌 아이의 언어표현들을 또 다시 배워나가고 있다. 비록 원숭이 소리같은 옹알이지만 아이의 확장된 어휘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엄마도 함께  부지런히 업데이트 해야지.    

 

오늘도 쑥쑥 자라주어 고마워♥️     

매거진의 이전글 너의 모든 첫 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