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다. 남편은 근무 중, 아이 둘과 나만 남았다.
아무래도 하루 세 끼를 혼자 책임져야 할 것 같아, 아침부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는데…
막상 아침이 오자, 냉장고보다 더 비어 있는 건 내 마음이다.
오늘은 그냥, 덜 애쓰자.
휴일엔 나도 쉬어야지.
조금은 무심하게,
조금은 나를 위해,
배달앱을 켰다.
아침은 토스트를 시켜주고.
점심은 양심있게 삼겹살이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를 해먹고.
저녁은 바삭한 치킨 한 마리로 결정했다.
아이들은 묻지도 않고 잘 먹었다.
나 역시 묻지도 않고 잘 시켰다.
예전 같으면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이래도 되나?"
"주말인데 뭔가 제대로 해먹여야 하지 않나?"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날의 나는 가볍고 편안했다.
아이들도, 나도, 아무도 예민하지 않았다.
식탁 위에 놓인 음식이 정성은 아닐지 몰라도, 마음은 충분히 담겨 있었다.
그날 하루 나는,
'뭐 먹고 싶어?'라고 묻는 대신
'나는 오늘 뭐가 하고 싶지?' '뭐가 먹고 싶지?' 하고 물어보았다.
그리고 그 질문 하나가, 하루의 결을 달리 만들었다.
주방에 서지 않은 대신, 나는 아이들 옆에 앉아 책도 좀 읽었고,
숙제하는 아이 머리 위로 조용히 손을 얹었다.
틈틈이 차도 한 잔, 음악도 한 곡. 무언가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충분히 잘 먹고, 잘 쉬었다.
오늘 하루,
엄마는 배달음식을 시켜준 사람이 아니라 함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오늘은, 나부터.
내가 덜 애쓴 하루였지만, 모두에게는 더 따뜻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