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보다 비싼 블록체인 스마트폰
싱가포르에서 열린 토큰 2049 행사에서 솔라나는 두 번째 스마트폰 'Seeker'를 공개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사전판매된 Seeker는 14만 대에 이른다. 하지만 솔라나 폰은 실제 사용성을 갖춘 스마트폰이라기보다는, 투자상품에 가깝다. 14만 명의 사전 예약자들이 스마트폰 자체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토큰 에어드랍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고 구매했기 때문이다.
솔라나 폰이 투자 상품인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솔라나 재단은 삼성이나 애플, 샤오미처럼 고품질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았다. 솔라나 폰은 저품질의 기능과 평범한 디자인으로 인해 일반 스마트폰 구매자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한다. 광고하고 있는 블록체인 관련 기능(시드 구분 보관, 디앱 스토어 등)도 실제로는 활용도가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라나는 단순히 블록체인 코인을 만드는 재단을 넘어,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기술력 있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14만 명의 예비 투자자(홀더)를 확보하는 성과도 거뒀다.
즉, 솔라나는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를 파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사용자들을 솔라나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투자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첫 번째 스마트폰인 Saga 폰에서 이미 드러난 바 있다. 1,000달러에 출시된 Saga 폰은 판매량이 매우 저조했지만, 가격을 599달러로 인하하고 솔라나 밈 코인인 3,000만개의 붕크를 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발표 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Saga 폰 구매자들은 제품 자체보다 투자 수익을 기대하고 구매에 나선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Seeker 폰 역시 같은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면으로 바라봤을 때 솔라나 폰은 NFT와 비슷하다. 실질적인 가치나 사용성보다는 수익화에 더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솔라나는 최소 500달러 이상을 투자한 14만 명의 예비 홀더를 얻게 되었고, 단순한 '코인' 재단에서 '하드웨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결론적으로 솔라나가 판매하고 있는 것은 사용자를 위한 스마트폰이 아닌, 솔라나 재단과 브랜드를 위한 투자 상품이다. 앞으로 솔라나 재단은 단순한 코인 발행 외에도 실제로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확장해 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 이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를 더욱 확장할 것인지, 아니면 한때의 투자 유치 수단에 그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