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노 리조트 — 우연이, 여행의 기준이 되기까지

구글맵에 57개의 위시리스트를 찍어둔 이유

by LINEA


다케토미지마, 우연의 순간


취미 중 하나는, 구글맵을 자유롭게 둘러보는 일이다.

흥미로운 곳을 발견하면 언젠가 가 볼 여행지로 정해둔다.

이시가키지마도 위시리스트에 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 엄마와 함께 아에야마 제도로 떠났다.

이시가키를 메인으로, 다케토미와 이리오모테까지.

직항이 없을 때라 오키나와에서 환승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시가키 항구에서 다케토미 가는 배를 탔다.

다케토미를 선택한 이유는 류쿠 전통 가옥과 고즈넉한 풍경 때문이었다.

기대대로였다. 사람이 별로 없는 조용한 마을, 파도소리만 들려오는 해변가.


적막함을 즐기던 아침 산책시간.

다케토미의 이곳저곳을 산책하다가, 살짝 외진 길이 있었다.

여긴 뭐가 있지? 걸어 들어가니, 다케토미 중심부와 닮았지만 더 정갈한 공간이 나타났다.


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n62uFIae%2BXtIky5vKtMLenMvqnY%3D 이런 길이 나왔던걸로 기억한다


다케토미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건물,

편한 복장(숙소에서 주는 옷인듯)을 입으며 아침 일출을 즐기는 사람들,

리조트 내부 언덕이랑 연못까지-


환경도, 사람도, 건물도 풍경 안에 있었다.


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8mZdadGlm86qhin0I9cuNXLAjAM%3D 섬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


이곳은 다케토미를 거스르지 않았다.

섬의 일부처럼 존재했고, 어디서든 평온히 있다 가렴- 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곳은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

처음으로 호시노 브랜드를 인식한 순간이었다.



호시노와의 첫 만남 - 토마무 리조트


호시노 리조트 브랜드에 바로 관심을 갖게된 건 아니다. 머릿속에 인식이 남은 정도였다.

그러다 우연히 블로그에서 토마무 리조트 후기를 보게 됐다.


두 개의 빌딩이 인상적이었고, 푸르른 풍경이 기억에 남았다.

운해를 볼 수 있는 운카이 테라스도 장관이었다.

(찾아보니 이곳도 호시노 브랜드 산하의 리조트였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koU%2BC6t%2B10bwDW7mpd2kOhmkqUA%3D 두 빌딩이 토마무의 랜드마크 느낌이다


언젠간 이곳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홋카이도 여행을 계획하며 토마무를 필수 루트로 넣었다.


그렇게 토마무로 떠났다.

길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저녁에 가까워 도착했다.


시설이 낡은 느낌도 있었지만, 숙소 창 밖 풍경, 부대 시설의 경험이 좋았다.

- 물의 교회, 이동하기 좋게 만들어진 길, 원활한 리조트 내 버스 이동, 모닥불이 피워진 상점가 등.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PEgmysr0Sbxi%2B%2BI2HraX57nH%2BGo%3D 토마무 리조트를 거닐다가


유일(?)한 단점은, 아직 시즌 전이라 가동하지 않은 시설이 많았다는 것.

그래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연에 머무는 시간이라는 만족감을 충분히 주었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3pqNVfpN7dY%2FHUpLqyc94xe4lHU%3D 아침에 이곳에서 식사할때도 좋았다


토마무에서의 시간이, 호시노라는 브랜드를 인식에서 호감으로 올려놓았다.



BEB5 오키나와 세라카키, 편안한 여행


오키나와 여행을 가는 중에, 동선에 BEB가 있었다. 호시노 브랜드의 다른 라인인만큼, 기대가 됐다.

가족 단위 관광객 입장에서 최적의 공간이었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fPp2sRSxTx5%2BYUXloNHDQXmE8d4%3D 로비가 널찍하다


- 일본 치고 넓은 공간, 직사각형 공간을 잘 구획한 활용도 좋았다.

- 수영복 세탁 고민 안하도록 세탁기/건조기가 있었던 점도 세심했다.

- 로비는 가족이 함께 식사하고, 게임을 하고, 누워있어도 될 만큼 넓었다.

- 야외 수영장도 아이와 놀기 좋았다.


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PsMSrNsoZn36lkMwgfnPvIA9%2B4w%3D BEB 세라카키에서, 숙박객이 이런 느낌을 누리고 가길 바랐을지도


브랜드에 대한 호감에서, 호시노를 더 경험하고 싶다의 단계로 넘어왔다.



호시노 리조트 스토리

개인적으로 잘 만들어진 시스템을 만날 때 설렌다.

호시노도 그 중 하나이다.


브랜드를 더 알고싶어서 웹에서 아티클을 찾아보다가, 호시노 브랜드를 다룬 책이 발간된 걸 알게됐다.

책의 제목은 『호시노 리조트 스토리』.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UW0kvTaDu6MDa47tvtXPouc0cSo%3D 어머 이건 읽어야해


오늘의 호시노 리조트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알 수 있는 이야기다.


- 망해가는 호텔의 혁신: 고객 중심의 메뉴 개편, 친인척 경영 배제, 플랫한 조직 구성

- 탑다운 방식 개선 : 필드 직원에게 정보 공유, 의견 반영, 비즈니스에 직원 참여

- 리조트 재생 시스템 (지역성, 주변 환경의 특성 반영)


토마무 리조트의 운카이 테라스가 직원 의견에서 발전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책에 다케토미도 나온다. '다케토미섬 경관 형성 매뉴얼'을 만들어 주민과 소통하며 리조트를 건설했다.


내가 추구하는 바와 잘 맞았다.

분야는 다르지만 유사한 일을 했던 덕인지 호시노 리조트의 경영 이념이 마음에 들었다.

(책에는 흘러가듯 써있지만 일본에서 상명하복 문화를 개선하는 일은 꽤 힘들지 않았을까.)



공간에서 경험한 것들이, 경영 철학의 언어로 설명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구글맵에 전 세계 호시노 리조트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기회가 된다면 호시노 리조트가 있는 지역으로 여행을 가리라.


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GNiauEqOJOQyh%2BkASaqu4L%2F6Ylc%3D 당시엔 55개정도 됐는데, 지점이 더 생겼다. 가끔씩 업데이트를 해본다.



다시 찾은 호시노 이야기


토마무 리조트 재방문

홋카이도에 가보지 않은 엄마를 모시고 여행을 했다.

사실 토마무는 동선에 안 맞았지만, 강원도를 좋아하는 엄마에게 이곳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


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knKAlOcad4VrhslsHENOYyYQtqQ%3D 이번에 갔을땐 20주년 기념 와인도 마셨다!


"강원도보다 훨씬 좋은데? 리조트가 훨씬 넓어."


이때는 호텔 아래 쪽 잔디도 개방해서, 동물도 있고 몇 가지 시설물도 있었다. F&B도 즐길 수 있었다.

이번엔 체크인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기에 시간도 많아서, 리조나레 쪽까지 걸어서 올라가봤다.


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w0mxe8KVC1aePvreTgevzCmZZa0%3D 푸르러서 좋았다


운카이 테라스는 안개가 많이 껴서 시야가 잘 안보였지만, 그것마저 신비로운 풍경이었다.

많은 사람이 구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내려와서는 조식을 먹으러 갔다.

엄마는 특히 조식 먹는 공간을 좋아했다. (메뉴가 1년전과 거의 비슷했던건.....)


다음엔 대가족 단위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녀를 데려올 때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일지도?



OMO7 아사히카와


아사히다케를 가는 중간 정착지로 omo 아사히카와를 선택했다.

아사히다케행 버스가 omo7 아사히카와 앞에 서니 더욱 좋았다.

(아마 이 부분도 호시노 리조트가 호텔을 선택할 때 모르진 않았을 것 같다)


오래된 호텔을 리노베이션 한 구조였는데,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디테일이 마음에 들었다.

좁은 공간을, 어떻게 고객이 최적화해서 쓰게 할지 하나하나 신경쓴게 보였다.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디테일을 보느라 너무 즐거웠던 경험이다.


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2BTxovmIkS4x24CHgZcKqWZGcyQw%3D 호텔 구경 다니다 레인저 복장 입은 직원분한테 떠밀려(?) 사진찍힘...


OMO는 공간이 작아도, 경험을 불편하지 않게 만드는 설계를 보여줬다.



다음은 어디로 갈 것인가


다음 숙소에서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어떤 디테일을 먼저 발견하게 될까.


당장 떠날 수 없을 때는, 구글맵 리뷰를 훑으며 리조트의 분위기를 가늠해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가루이자와다.
호시노 리조트가 시작된 장소이니, 처음의 결이 지금까지 어떻게 이어졌는지가 궁금하다.
마침 BEB도 있고, 호시노야도 있어 산하 브랜드를 비교해보기도 좋을 것 같다.


우연히 시작된 만남은,
이제는 어떤 설계를 해두었을까를 기대하게 만드는 신뢰로 발전했다.
몇 번의 숙박 경험은 호감으로 남았고, 일본의 다른 도시들도 가고싶게끔 만든 이유가 됐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더 많다.
그래서 호시노 브랜드를 서두르지 않고, 오래 좋아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kBhIJpmOxGUU%2Fvl8pN8qOvKCTyU%3D 주식 좀 사보려고 했는데...


주식을 조금 사볼까 고민했다.
‘고객에서 주주가 되는 그날까지’ 같은 문장을 떠올리면서.


하지만 주가를 보고 잠시 후퇴하기로 했다.
아직은 숙박객이 가장 적당한 포지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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