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다. 혼자 계신 아버지는 지척에 살지만 엄연히 주거지가 다른 가족이다. 5인 미만 집합이 원칙이고 생명이다. 그래서 머리를 굴린다. 우리 4인 가족은 어떤 경우에도 아버지를 만날 수 없다. 완전체로는. 그래서 고심 끝에 내가 두 아이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 내가 안 가고 며느리와 두 아이를 보낸다면 공개 처형당할 세상이다. 4인의 완성. 덕분에 집사람은 뜻밖의 휴가를 얻었다. 제수 준비야 같이 하고 물론 나보다 좀 더 많이 하겠지만, 어쨌든 설날 당일은 완전히 자유다.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고 시집 식구도 없으니 파라다이스가 아닐까
코로나가 만들어낸 긍정의 산물이다.
에헴, 내가 이런 사람이다! 괜히 어깨 힘주고 생색낼 수 있다. 한순간에 코로나가 며느리를 지워버렸다. 역시 늘 말하는 대로 세상은 모르는 것이다. 이런 날이 올 줄이야 누가 감히 상상을 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