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바로 다음날 퇴원
출산 후, 미드와이프는 소변양을 확인해야 한다며 일회용 변기를 건네 주었다.
소변줄을 꽂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절차가 필요한지 잠시 의아했지만, 산모 회복 상태를 확인하는 NHS 기본 절차라고 해서 그대로 따랐다.
소변을 볼 때마다 그 용기에 받아 기록했고, 미드와이프는 배출량을 확인하며 정상이라고 했다.
나도 밤새 큰 문제 없이 회복되었고, 아기도 건강했기 때문에 출산 다음 날 바로 퇴원하겠다고 했다.
첫째때 보다는 조용했지만 6인 모자동실은 솔직히 편히 쉴 수 있는 차분한 곳이 아니라 집에 바로 가고 싶었다.
둘째이고 모유수유 경험도 있다고 하니, 미드와이프는 별다른 질문 없이 “그럼 가도 된다”며 쿨하게 허락했다.
퇴원 전, 소아과 의사가 와서 아기의 상태를 다시 한 번 점검한다.
이상 없다는 확인을 받고 카시트 검사를 받은 후 병원을 나섰다.
집에 돌아온 며칠 후, 지역 커뮤니티 미드와이프가 집을 방문했다.
산모와 신생아를 집에서 직접 확인해주는 것도 NHS 시스템의 큰 장점 중 하나다.
미드와이프는 내 회복 상태와 아기의 건강 상태를 친절히 확인해주고
모유수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
엄마와 아기가 함께 갈 수 있는 센터들 및 커뮤니티 지원 프로그램
같은 실질적인 정보들을 알려주고 돌아갔다.
4kg로 태어난 둘째는 씩씩한 여덟 살 어린이가 되었다.
언니와 가끔 티격태격하면서도, 결국엔 서로 꼭 껴안고 티비를 보는 사이좋은 자매가 되었다.
출산과 육아, 수면부족 등 그 시절의 고단함을 떠올리면서도 여유가 생겨 이렇게 브런치에 글도 쓰는 삶을 살고 있다.
가족의 도움 없이 임신과 출산을 씩씩하게 해냈다는 사실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나를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경험이다.
지금은 일도 하면서 두 아이를 키우고, 그때보다 훨씬 더 안정된 일상을 살고 있지만 돌아보면 그 시절의 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무통분만 없이, 회음부 절개 없이 4kg 아기를 낳았다는 건 누가 들어도 꽤나 대단한 성취일 것이다.
나는 이경험들을 통해 "나는 못할 것이 없구나" 라는 자신감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