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를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순간을 붙잡기에 글보다 좋은 것이 있을까.
사진에는 숨결이 없다. 장면을 적확하고 생생하게 남겨주지만 속깊은 생각까지 잡아내주지는 못한다.
대신 글은 당시의 내가 가지고 있던 고민과 생각, 사상을 오롯이 담아내준다. 한 사람을 정의하는 것이 그 사람이 가진 생각과 정신이라면 글이야말로 그 본질에 가장 다가선 기록의 도구가 아닐까.
이런 까닭에, 나는 여기에 나의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교단 2년차, 연구하는 교사를 꿈꾸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30대를 시작하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이 작은 글조각들이 모여 나의 삶을 다시 볼 나침반이 되고,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를 마주할 거울이 되길.
21년 유월, 부산스런 교무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