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의 첫 번째 사업이었던 인터넷 쇼핑몰을 정리하고 전에 다녔던 회사에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
그 회사 사장님과 매우 잘 지내왔기 때문에 인사드릴 겸 회사에 놀러 갔었는데,
다시 일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셔서 저한테 너무 감사한 일이죠 하면서 냉큼 일을 하겠다고 하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일은 나한테 정말 잘 맞는 업무였던 것 같다.
나름 꼼꼼한 성격이고 실수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배송 실수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사장님이 그 부분을 엄청 높게 평가해 주신 것 같다.
배송 실수가 잦으면 그만큼 회사에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다시 회사도 다니면서 꽤 평온하게 보내고 있었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퇴근 후 만나면서 매우 소소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 어느 때와 같이 평소와 같은 일상이었고 주말에 약속을 생겨서 오랜만에 서면에 나갔다.
맛집을 찾아 메뉴 주문을 끝냈는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내 앞으로 고소장이 날아왔다는 전화였다.
고소장...?
그때 내 나이 27살.
난 그 누구에게도 금전적인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고 누굴 때린 적도 없는데 이게 왠 날벼락이란 말인가...
마침 음식점에서 시킨 메뉴가 나왔고, 먹는 둥 마는 둥 급하게 먹고 만난 동생과 함께 카페를 가서 이 상황을 되짚어 보게 되었다.
나를 고소한 사람은 다른 아닌 모 인터넷신문사였다.
신문사가 왜 나를 고소한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알고 보니 내가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홍보 목적으로 올렸던 글이 문제였다는 것을 알 게 되었다.
그 인터넷 신문사가 연예인 열애설 기사를 올렸고, 그 기사의 사진을 내가 가지고 와서 내 블로그에 올리고 맨 밑에 내 쇼핑몰 홍보를 했다는 것이 큰 문제가 된 것이다.
물론 내 실수가 맞고 내가 잘못한 일이다.
정말 모르고 한 행동이지만 모른다고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었다.
경찰서에 꼭 출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에 사정을 이야기하고 경찰서에 다녀왔다.
경찰서에는 합의를 하는 방법 말고는 다른 방법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벌금을 내는 방법도 있지만 기록이 남을 것이라고 했고, 형사가 너무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해서 그냥 너무 무서웠다..
합의를 하고 싶어도 합의금을 정말 말도 안 되는 금액을 내놓았다.
그 인터넷 신문사가 제시한 합의금은 3000만 원이었다.
내가 블로그에 총 10장의 사진을 올렸으며, 한 장당 300만 원으로 계산하면 총 3000만 원이라는 것이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인터넷에 엄청나게 알아봤는데, 이런 일들을 겪은 사람들이 정말 정말 많다는 것이다.
이건 그냥 신문사가 작정하고 고소 진행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심지어 기사나 사진 등 불법 유포에 관해 일 처리를 하는 법무법인 회사가 따로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정말 어쩔 도리가 없어서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외삼촌 지인분 중에 변호사가 계시다고 해서 염치 불고하고 부탁을 드렸다.
변호사께서 직접 연락을 하니깐 신문사에서는 엄청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상황을 잘 설명하고 합의금을 낮춰 줄 것을 요구했더니 300만 원이라는 금액을 제시했다.
더 낮춰줄 것을 요구하였지만 신문사에서는 그 요구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300만 원으로 합의를 한 후 고소 취하를 해주었다.
우리 엄마도 나의 이런 일 들 때문에 정말 속상하셨을 텐데 '그래도 돈 나가는 게 오히려 수월하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위로해 주셨다.
몰랐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일들을 겪게 되면 역시 '아는 게 힘'이라는 말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