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땡땡땡
2019년, 바쁜 해도 아니었고, 특별히 인상적인 일이 많은 해도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2019년을 기억해보고자 Best of the year를 뽑아본다.
올해의 맛집 - 도우룸
백화양곱창하고 마지막까지도 고민했는데 도우룸의 구운 감자 뇨끼를 골랐다. 감자, 밀가루를 기본으로 해서 여기에 취향에 따라 버터, 치즈 등을 더해서 만드는 뇨끼는 감자를 좋아하는 나한테는 항상 favorite 음식이다. 도우룸의 뇨끼는 다른 곳과 조금 다른데, 다른 곳은 약간 감자 수제비를 살짝 팬에 구워 내고 감자 맛보다는 밀가루 맛이 조금 더 많이 느껴졌었다. 도우룸은 감자 비율이 더 높은지 감자 맛이 더 많이 느껴지고 상대적으로 밀가루 맛은 덜 난다. 겉은 바삭하게 구워져서 맛있고, 속은 촉촉하게 또는 쫄깃하게 씹혀 또 다른 식감을 주는 음식이었다. 뇨끼의 식감도 좋았지만 소스와 치즈, 샐러리까지 전체적으로 조화가 좋았다.
올해의 영화 - 포드 v 페라리
올해 영화관에서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다. 남들 다 보는 마블 시리즈, 기생충, 알라딘, 스파이더맨, 엑시트를 8월까지 보았다. 그리고 12월에 나이브스 아웃과 포드 v 페라리를 보았는데 1등은 포드 v 페라리.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끝까지 가본 이야기는 무슨 소재로 해도 재미있다. 켄 마일스는 열정적으로 전투에 임했으며, Perfect lap을 찾은 가장 빠른 선수였다.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어도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찾은 그는 본인 삶의 위너였다.
[이철민의 Money-Flix]키마겟돈의 시대에 던져진 '포드V 페라리'라는 우화
올해의 여행 - 울룰루
다녀온 지 1년이 거의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울룰루의 더위는 잊을 수가 없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로 대체
올해의 일탈 - 트레바리, 우리는 오늘도 먹기 위해 산다
업무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경험하고 싶어서 평소와 조금 다른 트레바리 클럽에 갔다. 박찬일 셰프님이 하는 우리는 오늘도 먹기 위해 산다.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돈가스의 탄생, 식탁 위의 한국사... 평소에 읽지 않을 만한 책을 읽고, 평소에 만나지 않을 사람들을 만나서 음식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 클럽을 할 때 번개와 뒤풀이를 많이 즐기진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뒤풀이는 빠지지 않고 나가서 먹고 놀았다. 리프레쉬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던 듯.
올해의 잘한 일 - We Build Product 모임, 기획자들끼리 기년회
We Build Product 블로그를 같이 쓰던 현정님, 선우님과 일을 벌여서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비공개 모임을 만들었다. 트레바리처럼 책을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고, 본인이 경험한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시간도 있었다. 이제 4번째 모임을 준비하고 있는데 2-3번 정도 더 진행하면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듯. 아직은 warm-up 단계. 현정님과 생각만 하다가 귀찮아서 시작을 못했는데 일단 벌리고 나니 챙기는 것이 귀찮지 않다.
또 다른 아이템으로 기획자들끼리 모여서 기년회를 하는 자리가 있다. 5년 넘게 고정 멤버로 하고 있고, 같이 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있지만, 다른 팀에서 일한다. 누구에게 발표를 하는 자리라기보다는 본인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는 시간인데 이것도 역시 몇 년치가 쌓이고 나니 작년, 재작년에 내가 했던 이야기가 남아 있어서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6명 밖에 안되는데 7시 반에 시작했는데 12시가 다 되어서 끝났고, 2시 넘어서 수다 떨다 돌아갔다).
오랫동안 알아온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각자 가지고 있는 의외의 시각을 배울 때가 있고, 매년 상황이 바뀌어서 지루할 틈이 없다 ( ..)
올해의 지름, 올해의 요리, 올해의 픽션과 논픽션 모두 딱히 선정하지 못했다.
2020년에는 ㅠ_ㅠ 좀 더 다양한 카테고리의 Best pick을 선정할 수 있는 삶을 살아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