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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호 Jul 11. 2021

재택근무 방식을 다시 생각해보기

배민플랫폼실과 B2B서비스실의 재택근무가이드

작년 2월에 재택근무로 갑작스럽게 전환하고 난 다음, 1년 반의 시간이 지났다.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1-2달 정도 하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겠지?라는 마음이었는데 생각보다 길어졌다. 이제는 어쩌다 사무실 출근해서 배포하는 팀이 겹쳐서 여러 팀이 출근하면 신기해서 사진을 찍을 정도다. 

조금만 출근해도 아주 시끌벅적하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우린 꽤 큰 변화[1]를 짧은 시간 내에 만들었고, 재택을 하면 업무 퍼포먼스가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이 회사에서는 필요 없는 걱정이었다 [2].


업무 퍼포먼스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오프라인 근무에 비해 불편한 점이 분명히 존재하긴 했다. 아무리 채널에서 열심히 이야기한다고 해도, 씽크가 잘 되지 않는 일들이 발생했다. 씽크를 위해 토론하기 위한 채널을 만들면 점점 사람이 늘어나 단순 공지사항 채널로 변질되었다.


처음 채널 만들 땐 200명 넘게 모여 이야기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너무 많은 슬랙 채널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가끔은 담당자들이 여러 채널에 같은 메시지를 적고 있기도 했다. 다 같이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점심시간이 각기 달라 누구는 밥을 먹고 있지만, 누구는 일을 했고, 일을 하는 누군가는 밥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 뭔가를 물어봐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현재 재택근무 방식이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조직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사람들이 개인기로 해결하고 있는 일들이 있다고 생각했고, 실 전체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정말 많은 회사들의 가이드 문서를 찾아보았다. gitlab의 가이드 문서[3]가 나한테는 가장 도움이 되었고, tapjoy를 다닐 때 샌프란시스코와 원격으로 일했던 경험도 도움이 되었다. 재택근무를 한 지 1년 반이 된 지금, 다른 회사의 가이드보다 우리가 직접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재택근무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재택근무를 해서 좋았던 점 / 안 좋았던 점 / 관련한 본인의 생각을 팀에서 자유롭게 토론하였다. 팀장은 토론 진행자를 할 수 없었고, 토론 진행자는 토론 이후에 자기 팀에서 논의한 내용을 위키 문서로 정리하였다.

10개 팀에서 토론을 진행한 진행자들끼리 모여서 각 팀의 내용을 공유하였다. 특정 팀이 가지고 있는 좋은 팁과 노하우는 다른 팀에 자연스럽게 전파될 수 있었다. 

메인 토론 진행자 2명은 나와 재택근무 가이드를 논의하여 정리해보았다. 난 내용을 빼거나 더하진 않고, 톤 앤 매너만 수정하였다. 내 생각보다 구성원들의 경험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모두 다른 생각과 다른 경험을 했을 수 있으니 다양한 의견을 듣고 난 다음 효능감 있는 정책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랬다.

만들어진 가이드는 실 타운홀때 가게시스템팀 송인님이 120여명의 구성원들에게 공유해주었고, 1달 반 뒤에 가이드의 각 항목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설문을 통해 확인하기로 했다. 


송인님이 만든 슬라이드 

배민플랫폼실과 B2B서비스실에서 만든 재택근무 가이드를 링크로 공유한다. 우리가 만든 재택근무 가이드가 다른 회사에 딱 맞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회사들이 1년 넘게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가이드를 만든 과정 자체는 맞다는 생각이 들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재택근무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배민플랫폼실, B2B서비스실 재택근무 가이드 

회의 가이드 

1. 꼭 참석해야 하는 담당자만 회의에 참여한다. 

2. 회의 주최자가 회의록 담당자를 지정한다. 

3. 회의가 끝나고 회의록을 공유한다.

4. 유관부서가 많을 경우, 회의 주최자는 카메라를 켠다. 

5. 회의 시간보다 최소 5분 일찍 회의를 마친다. 


커뮤니케이션 가이드

1. 메신저로 문의 시 공식 채널을 사용한다.

2. 빠른 의사소통이 필요한 경우 메신저를 사용한다.

3. 공유할 내용이 많은 경우 이메일을 사용한다.


업무와 삶을 지키기 위한 가이드

1. 서로의 점심시간을 존중한다.

2. 업무 외 시간에는 긴급한 업무를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설명이 있는 풀버전 보러 가기 > 



[1] 배민1 오픈: https://ceo.baemin.com/notice/5848

[2] 재택근무를 하면서 모든 것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문서는 필수적인데, 우아한형제들은 confluence에 정말 많은 문서를 만들어내는 조직이기 때문에 이 과정을 쉽게 넘길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3] GitLab's Guide to All-Remote: https://about.gitlab.com/company/culture/all-remote/g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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