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인척하는 마약 같은 '판타지물'
윤식당을 기획한 이 PD는 한 인터뷰에서
"대본도, 방향도 없이 낯선 상황을 열어놓는 것이 제작진으로선 불안하지만 그로 인해
'진짜 드라마'가 얻어진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실제로 윤식당은
불안함의 변수를 즐긴다.
식당에 어떤 사람이 찾아올지 알 수 없다.
식당이 철거 될지는 누가 알았겠는가.
치킨을 튀겨야 하는데 또 전기는 왜 안 들어오나!
이런 지점에서 시청자들은 리얼함에 빠져든다.
제작진이 만든 변수들은 '리얼'이기에
다만, 이 프로그램의 본 바탕은
철저히 조작된 '판타지'다.
윤식당은 식당 운영의
처절함을 보여주지 않는다.
실제로 당신이 동남아에 식당을 차린다고
생각해보자.
그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식재료 조달은?
세금 문제는?
토지 구입은?
...
벌써부터 먹먹함이 밀려 온다.
식당을 둘러싼 배경도 아름답다.
분명 윤식당이 지저분한
인도 카트만두에서
만두나 튀겨서 팔고 있는데
인도인들이 와서 손으로 집어 먹는다면
과연 사람들이 볼까.
여기에 더해 멋진 배우들은
일을 마치고 멋진 숙소에서
멋진 시간을 보낸다.
딱 우리가 원하는
그러니까 매일 밤 야근을 하며
'하... 이민이나 갈까..?'
를 수백번 외치는 직장인들의
로망을 충족한다.
윤식당은 이런 점에서
철저한 '판타지'다.
본바탕이 판타진데 그안에서 '리얼'은
단지 장식일 뿐이다.
장식은 요리맛을 바꿀 수 없다.
이 PD의 말이 맞다.
리얼함은 진짜 드라마를 만들었다.
다만 우리가 아는 진짜 드라마는
철저한 각본 속에 만들어진
'판타지'라는 점이다.
현실이 얼마나 힘드면
이런 판타지물이 마약류 진통제 역할을 하겠는가.
윤식당은 힘든 요즈음이 만들어낸
마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