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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피카츄 Jul 31. 2020

드라마 원작 개발 기획안

일본 드라마 : 유성의 인연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소설) / TBS

 일본 드라마 유성의 인연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소설) / TBS     

주인공인 아리아케 3남매는 15년 전 어린시절, 유성을 보기 위해 몰래 집을 빠져나온다. 하지만 흐린 날씨 때문에 유성을 보지는 못했고, 실망해서 집에 돌아와 보니 부모님이 살해당한 상태였다. 사건 현장엔 다수의 증거가 있었지만, 결국 범인을 체포하는데 실패하고, 삼남매는 커서 범인을 붙잡아 복수하자고 다짐한다. 일본에서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로 08년도에 제작 됐다. 쿠도 칸쿠로가 각색을 맡았고, 원작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이다.     


1>  2020년 대한민국에, 08년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 하려 하는가.     

‘일본의 현재를 보면 한국의 10년 후가 보인다.’ 과거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를 설명할 때도 종종 쓰이던 명제다. 실제로 08년도 일본 드라마인 <유성의 인연>을 2020년 한국 트렌드에 대입해서 분석해보면, 2020년 한국 트렌드에 맞는 트렌디한 지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1) <뉴트로> 트렌드와 맞닿아있는 드라마.     

뉴트로 문화는 밀레니얼 세대가 접해보지 못했던 아날로그 감성이 풍기는 문화에 신선함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데이비드 색스의 책 <아날로그의 반격>에선 이러한 현상을 분석하며,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퇴물이 되는 디지털과 달리, 아날로그는 감성에 기반하는 정서적 체험을 동반하기에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지점에서 KOCCA 역시 계간지 <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에서 이런 현상을 분석하며 ‘소프트텔링’이 트렌드가 될 것이란 전망을 했다. 소프트텔링은 인간의 감성, 휴머니즘과 같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를 말한다. 이러한 지점에서 <유성의 인연>은 3자매가 살해당한 아빠의 범인을 찾기 위해 서로 연대하며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심지어 이들 중 막내딸은 이복동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로를 보듬는 이들의 모습은 한국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이기 때문에 뉴트로 트렌드에 맞닿아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 밀레니얼 세대 취향 저격 드라마     

밀레니얼 세대 는 어렵고 복잡한 걸 싫어한다. 병맛과 재밌는 걸 좋아한다. 오죽하면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를 분석하는 <90년생이 온다>라는 책도 등장했을 정도다. 실제로 이미 광고 업계에선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소구점을 반영하기 위해 ‘병맛 광고’를 쏟아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트로피카나 광고’다. 반복, 병맛, 키치함으로 무장한 이 광고는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끌었고, 실제로 트로피카나는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지점에서 <유성의 인연>은 3남매가 아버지 범인을 찾기 위해 자금을 모은다. 그들은 이 과정에서 사기를 벌이는 데 전형적인 ‘B급 콩트’다. 일본 드라마 특유의 일본식 만화 문법이 드라마에 이식돼 더욱 극적이며, 오버스러운 액션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지점은 과거에 노다메 칸타빌레의 리메이크 실패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정서와 시대적으로 맞지 않았다. 그러나 병맛이 트렌드가 된 지금, 2020년에선 도전해볼만한 시도라고 할 수 있겠다.     

2> 성공적인 리메이크를 위한 방안     

1) 남매들의 정서적 유대 강화

일본드라마에서도 이들 남매는 끈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일본 드라마에선 둘 째가 막내 여자를 좋아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이는 일본 드라마적으로 봤을 땐 만화스러운 재미가 있을 수 있지만, 한국 정서와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차라리 사기는 개별 에피소드에서 남매 각각이 때때로 위험에 처하게 되고, 남아있는 남매들이 위기에 처한 남매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걸 수 있는 딜레마적 선택 상황이 부여된다면, 이들의 유대는 더 강화될 것이고 이는 최근 가족 결핍을 겪고 있는 한국 시청자의 취향에 맞는 캐릭터 간 관계 설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 일본 식 콩트를 한국 식 콩트로 연착륙

일본 콩트는 대개 ‘보케’와 ‘츳코미’로 구성된다. 츳코미 → 보케 구조다. 보케가 바보소리를 하면 츳코미를 머리를 때린다든지, 다소 과격하고 폭력적인 구조로 진행된다. 이러한 지점은 <유성의 인연>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보케’와 ‘츳코미’는 웃음을 유발하기에 최적이다. 그러나 최근 ‘정의로운 불편러’가 트렌드가 된 지점에서 섣불리 이를 이식하기엔 불안한 요소가 있다. 따라서 가장 좋은 것은 캐릭터 플레이를 활용하고, 탄탄한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한국 시청자가 한국 코미디에서, 또한 드라마에서 소구하는 것이 ‘풍자’다. 실제로 공개 코미디에서 큰 호응을 얻은 건 유연한 정치 풍자고, 드라마에서도 <열혈사제>와 같은 블랙 코미디가 큰 인기를 끌었다. 사회 풍자 영화 <기생충>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지점에서 풍자적인 에피소드를 활용하고 이를 통해 한국 사회 풍자가 필요한 지점에 3남매가 사기를 친다면, 색다른 재미를 가진 콩트를 한국판 <유성의 인연>에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3) 결국 중요한건 추리 스릴러

일본 드라마는 소설에 비해 전체적으로 유머러스하다. 하지만 코믹스런 장면이 너무 많아서 3남매의 비극이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묘사가 되지 않아 원작 팬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특히나 콩트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 한국 시청자는 드라마 속 콩트가 익숙하지 않아 거부감을 표할 수도 있을 것이며, 이들 남매의 유대 강화가 결국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한 연대라는 점에서 악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범인은 찾아 추적하는 스릴러 부분에 방점을 찍어야할 것이다. 이 드라마가 ‘블랙 코믹 스릴러’라면 블랙 코믹 비중이 40, 스릴러가 60을 차지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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