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꾸는 꿈

by 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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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갈길 찾지 못하여

그 피가 사방으로 비산 할 때

나는 알았지

결코 갇혀 있을 운명은 아니었던 것


그렇다면 분출이란 무엇인가

아마도 그건

하나의 목소리 혹은 몸짓


한 겨울 얼어붙은 냉기를 녹이는 뜨거움도

일말의 사심을 허락하지 않는 그 차가움도

모두 하나의 역사를 통해서 흐르는

야누스의 얼굴 같은 것


사람도 마찬가지라서

선인으로 살면서도 동시에

악마성을 가지고 있으니

서로 반대를 지향하는 변증의 공리랄까


그러고 보면

그것은 언제나

두려움 대신 온화함을 꿈꾸고

추함 대신 우아함을 갈망하는

하루살이 꽃잎 같은 것


그래서 너는 언제나

검붉은 피가 소망하는

창백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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