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자기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자세

2장. 바위는 무너지지 않는다, 대신 말이 없다

by lisiantak

인왕산의 바위는 자리를 바꾸지 않는다.

수백 년 동안 제자리에 그대로 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누군가 오르고, 누군가는 떠나도

바위는 움직이지 않는다.

지키는 것이 아니라, 물러나지 않는 것이다.

지키겠다는 말은 종종

힘을 행사하려는 태도와 결합된다.

그러나 물러나지 않는 건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어디까지가 자기 책임이고,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를 안다는 의미다.

정치가 자리를 지키려 할 때

그 말에는 종종 불안이 섞인다.

비판이 두렵고,

물러남이 곧 실패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리더는

물러나지 않기 위해 붙드는 것이 아니라,

물러설 수 있는 때를 아는 감각을 갖고 있다.

인왕산의 바위는

움직이지 않지만 고집스럽지 않다.

자신의 자리에서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누군가에게 길을 내주고,

누군가에게 그늘을 준다.

정치는 흔들려도, 기준은 물러나면 안 된다.

그 자리를 왜 지키는지,

누구를 위해 지키는지를 잊는 순간,

그 자리는 비워져야 한다.

바위는 그런 의미에서

리더의 자세를 보여준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자신을 꾸미지도 않으며,

그저 스스로를 내려놓는 방식으로

자리를 지켜낸다.

진짜 자리는

붙드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물러나지 않아도 괜찮을 만큼

스스로를 정직하게 세운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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