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침묵이 말보다 깊게 가르친다

2장. 바위는 무너지지 않는다, 대신 말이 없다

by lisiantak

사람은 말을 배운다.

생각을 표현하고, 감정을 나누고,

의견을 드러내며 세상과 연결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된다.

가장 깊이 남는 가르침은

말로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인왕산의 바위는

말하지 않는다.

설명하지 않고, 조언하지도 않는다.

그저 거기 있다.

그 자리를 지키며

아무 말 없이 지나가는 이들을 바라본다.

그 침묵 속에서

사람은 스스로 질문하게 된다.

“나는 지금 어떤 태도로 이 길을 걷고 있는가?”

“이 자리에 서 있는 나의 무게는 어떤가?”

정치는 말을 통해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말이 많아질수록

진심은 멀어지고,

목소리가 커질수록

의심은 더해진다.

침묵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다.

말보다 깊고,

의미보다 넓은 감각을 품고 있다.

말은 설명하고,

침묵은 느끼게 한다.

좋은 리더는 말로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

침묵 속에서도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다.

말하지 않아도 그 사람의 방향이 보이고,

조용히 있어도 그 사람의 중심이 느껴지는 사람.

인왕산은 그런 침묵의 교과서다.

크게 외치지 않아도,

그 앞에 서면 스스로가 정리되는 공간.

말하지 않지만 가르치는 산.

말이 없기에 더 귀 기울이게 되는 산.

침묵은 말보다 늦게 도착하지만,

한 번 도착하면 쉽게 잊히지 않는다.

인왕산은 그렇게

오늘도 아무 말 없이

가장 많은 걸 전하고 있다.

이전 16화2-7. 바위는 바라볼 뿐 한 번도 앞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