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란 스스로에게 다시 말은 거는 일
글쓰기란 스쳐 지나가는 마음을 붙잡아 기록하려는 삶의 태도다.
세줄쓰기는 글쓰기 훈련의 가장 기본적인 시작점이다.
나는 글쓰기 강의를 할 때마다 수강생들에게 꼭 이 짧은 실습을 권한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매일 세 줄 이상만이라도 써보세요.”
단순해 보이지만, 그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하는 나’와 ‘쓰는 나’가 다르다.
말은 자연스럽게 나오지만, 막상 글을 쓰려 하면 손이 굳고, 머릿속이 하얘지곤 한다.
그 이유는 생각을 말로 전환하는 뉴런과, 생각을 글로 전환하는 뉴런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말은 흘러가는 반면, 글은 ‘붙잡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더 능동적인 사고를 요구한다.
그래서 나는 말보다 글로 사고하는 훈련을 함께 시작해보자고 제안한다.
그 출발점이 바로 세줄쓰기다.
처음에는 의심도 많다.
“딱 세 줄이 무슨 도움이 될까?”
하지만 바로 그 단순함과 짧음 덕분에 누구나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세 줄만' 쓰라는 게 아니라, '최소한 세 줄 이상'은 써보자는 것이다.
어떤 날은 감정만 적고, 어떤 날은 인상적인 장면 하나를 떠올려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렇게 짧고 가볍게 시작한 글은 점차 일상과 글쓰기 사이의 간극을 좁혀준다.
세 줄을 쓰는 동안, 사람들은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무엇을 쓸까’에서 시작한 생각이 ‘왜 그게 내게 중요했을까’로 이어지고,
그 질문 속에서 자신도 몰랐던 감정이나 욕망, 통찰을 마주하게 된다.
짧은 글이지만, 바로 그 안에 글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는 순간이 담겨 있다.
그리고 세 줄을 쓰는 사람은, 결국 다르게 바라보는 사람이 된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생각을 붙잡고, 다시 바라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의 장면들이 의미를 갖게 되고,
어제 쓴 세 줄이 오늘의 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세 줄은 기록이 아니라 방향이다.
세 줄은 작지만, 내 삶을 가장 깊이 들여다보게 만드는 렌즈다.
글쓰기는 바로 그런 과정이다.
내가 쓴 글을 다시 읽고, 그 안에서 나를 다시 발견하는 일.
무심코 흘려보냈던 감정과 기억을 글이라는 그릇에 담아,
스스로에게 다시 말을 걸어보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반복 속에서 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확장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일상이 글이 되고, 글이 나를 다시 살아가게 한다.
특히 세 줄 쓰기의 가장 큰 장점은, 글쓰기의 문턱을 낮춘다는 점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써보고 싶다”, “에세이를 써보고 싶다”라고 말하지만, 그 시작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아니, 오히려 거창하지 않아야 한다.
오늘 가장 오래 머물렀던 생각 하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장면 하나,
그에 대해 짧게 써보는 일.
처음에는 어색해도 괜찮다.
‘이게 무슨 글인가’ 싶은 생각이 들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글을 잘 쓰는 것보다,
글을 통해 자신을 느끼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는 일이다.
그렇게 글쓰기가 일상 속에 들어오면,
삶은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글을 쓰기 전에는 그저 피곤한 하루였던 날도,
세 줄을 쓰고 나면 “그래도 괜찮았던 하루”로 다시 남게 된다.
결국, 글쓰기란 스쳐 지나가는 마음을 붙잡아 기록하려는 삶의 태도다.
그리고 세 줄 쓰기는 그 태도를 가장 단단하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이다.
** 물론 과학적으로 깊이 들어가면 공통적으로 관여하는 부분도 많지만, 쓰기가 훨씬 복합적인 뇌의 활동을 요구한다는 것은 사실이다.